우선 세 개모녀... 아니 개님모녀와 주변 사람들은 걸쭉한 진도사투리를 써대며 지역만의 느낌을 살려줍니다.
진도만의 장례분위기나, 개에 대한 옛날사람(황씨아저씨)의 인식과 요즘 사람들의 인식에 대한 이야기,
장터만의 그 떠들썩한 분위기들까지... 아주그냥 동네맛이 제대로 납니다.
평론가가 '판소리 아니리조 사설장단의 형식을 든 동화책 형식'이란 용어를 쓴것처럼 동화라고 하기엔 색다르고 재미난 분위기가 나오더군요.
그리고 어미견공인 황구와 자식인 노랑이와 누렁이와의 대화나 사건들도 재밌습니다.
황구는 주변의 사건들을 보곤 자기가 알고 있는 생활의 지혜와 삶의 지식을 노랑이와 누렁이에게 알려줍니다. 쥐 잡는 방법, 노루 잡는 방법, 애기 똥핧는 방법등등.두 자녀들은 어머니의 이런 모범스런 교육을 받고 나날이 성장해나갑니다. 이후 그 외의 색다른 에피소드들도 있지만. 그건 보시는 분들 위해서 이야기 안하고 넘어가렵니다ㅑ.
하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을 뺴고서 이 영화를 보자면... 멋집니다.훌륭합니다. 역시 역사에 길이남을 작품입니다.
우선 연출입니다.
천사는 영원을 살고 인간들 주위를 지나며 언제나 그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전해져 주지만, 인간들의 세상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는 없습니다. (주인공처럼 꿈을 통해서든 콜롬보처럼 육감. 혹은 추리력이 뛰어나서 그들을 눈치채고 혼잣말을 하든...비정상적이고 일방적인 접촉이죠.)
그런 설정을 묘사하기 위해 세상을 회색빛으로 보고, 촉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놓았습니다.
그리고 초반의 장면 대부분은 주인공이 인간들의 시각을 알지 못하는 회색투성이입니다.
하지만 그가 인간이 되자 그의 주변이 여러 색깔로 가득찹니다.
머리에 피가 나는걸 보고 신기하다고 느끼고, 추위를 느껴서 커피도 마십니다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살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는 그와 대화를 나누었던 콜롬보도 만나고, 락밴드 공연도 듣고, 그가 바라던 여자를 만납니다.
같은 사건임에도 과거 천사였던때보다 더욱 다양하고 좋은 색감, 촉감, 효과를 보여줍니다.
또. 뛰어난 장면이 주인공이 초반에 비행기며, 건물이며, 도로며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듣는 장면입니다.
도시의 여러 군상들을 자연스러운 카메라 이동을 따라 듣는 모습이. 지금봐도 깔끔합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카메라 이동은 콜롬보 형사가 영화를 찍는 장면에서도, 주인공이 전당포에 나와 길을 걷는장면에서도.
아주 멋들어집니다.
영화의 스토리 또한 좋았습니다.
세상에 흘러나오는 말을 듣고,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천사들.
그런 기록들을 하는 천사들이 도서관에 모여있다는 설정도 꽤 재밌었습니다.
또. 시와 과거를 읊으며 지내는 노인은 독일의 과거모습을 떠올리게도 해주고,천사와 같은 인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보다 훨씬전에 인간이 된 천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콜롬보입니다.
처음엔 콜롬보 형사가 왜 자꾸 등장하나! 하고 따졌는데. 자꾸 보니 '뭐. 그럴수도 있지' 싶더군요.
천사들과 대회를 나누고, 인간들에게 영화나 작품을 통해 즐거움과 희망을 주니
천사자리는 물러났지만. 천사는 천사다 싶더군요...
가 아니라 그냥 콜롬보 형사에게 역활을 주었는데. 그게 또 어떻게 맞아들어간거 같았습니다.
뭐.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으니깐요.
그리고 중간중간에 나오는 시구나 대사들도 한편의 문학작품을 보는 듯한 분위기가 났습니다.
요즘 영화에 적응된 분들이라면 말만 나오고 영상이 좀 멈추는 듯 해서 지루한 면이 없지않아 있겠지만.
뒤에 가다보면 대사를 음미하시는 재미에 빠지거나 반복되는 대사에 질리시거나 둘중 하나가 될터이니. 걱정마시길.
뭐. 다 좋습니다만. 여자배우에 힘이 좀 덜 실렸다는 느낌이 나는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천사가 여자를 보는 관점이나 시각같은건 많이 보였지만. 여자가 천사인 주인공을 보는 시각은 덜 드러났습니다. 좀 수동적이였죠.
이거 글빨이 딸려서 당연한건 빼고 이야기하다보니 두서없는 말이 되어버렸군요.한마디로 말해 옛날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강추입니다.
혹시 못봤다 싶으신 분들은 부산 영화의 전당에 가시길. 거기선 아직도 개봉하고 있습니다. (표값도 공짜였던걸로 알고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 개봉된지 일주일이 지나가건만, 아직까지도 호불호에 대한 판명이 확실히 안나고 있는 작품. 그 덕에 '저놈들 왜 저러나?'해서 보는 사람들이 느는지, 아니면 '아. 뭐 저렇게 박터지게 싸워' 하고 안보는 사람이 느는건지 모를 정도로 박터지게 싸우는 작품. 자. 그 작품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쪽으로 가주세요. (지금 혹시나 화면을 클릭했는데 아래 나오는 글씨가 보인다고 해도 아직은 스포일러가 아닙니다.
어여 넘어가서 어떻게 감상해야하나 잠깐 보세요. 이렇게라도 블로그 접속자수를 해야겠어.컥컥컥컥)
제가 스포일러 없는 버전에서 언급한건 아래와 같았죠.
1. 에일리언에 너무 중점을 두고 보지 마십시요. 그리고 기존에 에일리언 시리즈에 대한 생각과 개념을 꽤 덜어내시는게 좋을 겁니다. 하지만 곳곳에 나오는 에이리언 전작의 요소들은 즐기셔도 될거 같습니다.
2. 인류탄생이나 진화.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존재' 뭐. 이런것들에 대해서 말하긴 합니다. 하지만 많은 정보가 제공되진 않습니다. 상상력으로 메웁시다.
3. 스토리는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그러나 '모든 떡밥은 다 풀려야만 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시거나 '이야기에나 설정에 비워둔 부분이 많잖아' 하시는 분들은 스토리는 접어주시길 . 그대신 '오. 이건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라거나 '음...이건 어떻게 되었을까. 다른부분을 끼워맞춰보자.' 하고 덤비는 성격의 분들에겐 엄청난 지적 오락이 기다리고 있을거란 것 말씀드립니다.
4. 리들리 스콧이 맡은 이 작품의 평점은... 그가 만든 다른 걸작들보다는 낫지만. 그가 만든 평작 & 망작보다는 좀 낫습니다. 나름의 수작...정도.
5. 위에서 설명한것처럼 이런 저런 요소들에 대해 한꺼번에 기대를 하시지는 마십시요. 여러 요소들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과 연관성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은근히 보여주죠.
우선 하나하나 가보죠.
넵. 에일리언
당초 이 영화가 에일리언시리즈의 프리퀄(전작) 형태로 진행될 거라는 이야기에 흥분한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에일리언이 10초 나왔다.' '뭐야? 그러니까 에일리언 퀸은? 걔들이 있어야 저 녀석들이 태어난다며?유전적 근거는?' '어라? 저 에일리언 벌레들 처음이 지렁이냐!' '야. 에일리언 유전자를 뽑아서 사람한테 넣었다고 해서 어떻게 사람몸에서 에일리언이 튀어 나오냐? 그럼 리플리는 1편에 벌써 죽었게?' '에일리언 떡밥은 많지만 정작 에일리언은 안나오고 있다' 등등 에일리언의 전작으로 말하기엔 에일리언과의 연관성이 꽤 없었죠.
회사이름, 에일리언을 만든 '엔지니어'라는 외계인의 존재와 같이 '알고보면 재밌는 소스' 이지만 '에일리언의 전작이 아니라 그냥 이미지만 뺴다가 만든 영화' 라고 봐도 별 변명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이야! 에일리언의 코드가 그렇게 나왔다!' '이 살암들아. 잘 생각해봐, 에일리언과 리플리의 유전자가 비슷해지게 된 이유도 같은 엔지니어가 만들어서잖아!' '야. 스페이스 자키가 이 '엔지니어' 아냐!' 라는 식으로 에일리언의 요소들이 나오고, 그렇기 때문에 에일리언 프리퀄 자리를 딸 수 있다고 하는 것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약간은 부족합니다.
에일리언에 대한 각종 소스들이나 이야기거리가 나오지만. 이건 감독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다 여러분들의 덕력 영화적 지식덕분에 알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감독이 에일리언에 대해 직접적인 이야기를 안한 것은 중간에 감독이 바뀌었었던 것도 있지만. 요즘 갓 20대가 된 관객들이나 에일리언시리즈를 보지 않고 '그냥 SF영화구나' 하고 보러온 일반관객들(혹은 저같이 에일리언 시리즈를 하도 오래전에 봐서 좀 가물가물한 관객들등등) 은 과연 그 소스를 다 알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을 해보시길.
에일리언 개봉이 1979년도에 만들어졌고 국내에 87년에 개봉했습니다. 에일리언 2는 86년도에 만들어졌고요.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에일리언 4도 97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영화 하나하나가 감독들의 스타일을 잘 나타내주는 걸작이지만. 그걸 다 챙겨볼 정도의 영화팬들이 아닌, 일반 관객들이 그걸 다 알아내기란 힘들겠지요. 기껏해야 에일리언이 어떻게 생겼고 에일리언 영화의 몇몇 하일라이트들만 알고 있을 정도이지요. 고로 '아는 만큼 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아는 만큼' 의 격차가 클 수록 차이는 벌어질거고요
두번쨰. '인류기원의 충격적 비밀' 저 문구때문에 사람들이 참 많이 낚인것 같습니다
아니. 낚였다고 보기는 그렇죠. 영화의 인물들이 자꾸 '우리가 어떻게 생겨났는가?'라는 질문을 자꾸 던지니깐요
저 멘트와 이야기들에는 분명 코스믹 호러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코스믹 호러를 설명하자면...우주적 공포, 너무나도 압도적인 힘에 인간의 나약함이 드러나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존재적 회의나 자아붕괴등이 느껴지는 그런 모습을 드러내는 충격과 공포다 거지깽깽이들아 작품들을 일컬을떄 쓰는 용어로 유명한 작품으론 러브크레프트의 크툴투 신화,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암흑신화, 뒤치닥의 투명드래곤 등이 있지요.
그렇지만...영화를 보신분들이 이 설명을 보시면서 느끼셨다시피. 그리 '압도적 힘' 이라던가 '초월적인 존재' 의 기운은 덜합니다.
네. 없진 않죠.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를 초월한 시간대를 살았고, 우리들과 에이리언을 설계한 엔지니어. 그리고 그들의 초월적인 과학기술, 우리의 미약한 지성으론 알 수 없는 그들의 지성, 그리고 역으로 데이빗과 인간의 관계로 본 절대자와 창조물의 관계의 역전등등 코스믹호러, 혹은 SF적인 호러요소들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뭔가 약합니다. 엔지니어는 피조물인 에일리언에게 흡수되어서 양분이 되고, 데이빗은 외계에 대한 지식을 무수히 쌓고, 자기가 원하는 것(뭐라고는 안나왔습니다만...) 을 위해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등 여러가지 무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보여주지 못하죠. 그리고 '인간의 무력함' 을 보여주기위해 등장하는 에일리언의 요소들은...너무나도 친근합니다. 해병대도 못죽인 에일리언을 혼자서 다 죽이고 결국은 에일리언과 같은 유전자를 지닌 어떤 여성의 일대기가 너무나도 생각나서,(혹은 프레데터가 에일리언을 사냥해놓은 것을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별로 '우주적인 힘'이나 '무력감' 들을 못느끼겠습니다.
'또 저기있는 누군가가 처리하겠지' 뭐 이런생각이 들었다니깐요.
뭐. 코스믹호러로 보셔도 되고. 아니라고 보셔도 됩니다. (전 미약하다라고 봤습니다.)
뭐..우주의 광할함이 느껴지긴 합니다만...글쎄요...
세번째. 스토리부분인데...초중반은 만족스럽습니다. 인류가 자신을 만든 '엔지니어' 를 만나려고 하고, 그 중간중간에 나타나는 데이빗의 음모, 알 수 없는(아니. 알고는 있지만) 외계인의 등장 등등, 그러면서 위기에 처하는 프로메테우스호의 사람들. 좋습니다. 엔지니어가 깨어나서 두 사람들을 죽이고 한 로봇의 목을 뽑아낸 후의 난동, 프로메테우스의 자폭공격같은건 뜬금없고 뻔해서 싫었습니다만. 그 후 살아난 쇼가 엔지니어와 에일리언을 싸우게 하고 우주로 나간거. 그건 좋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뿌려진 떡밥들은 어떻할건가? 라고 물어보면 답할 말이 없습니다.
데이빗은 과연 통역을 잘 했는가? (엔지니어에게 그 말을 제대로 전했나?
엔지니어들은 왜 인류를 멸망시킬 에일리언 부대를 만들어놓았나? 그리고 왜 인간들에게 그 부대들이 있는 곳을 안내했는가?
왜 회장은 뒤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나?
데이빗과 비커스는 어떤 관계인가?
데이빗은 왜 쇼의 꿈을 봤나?
데이빗은 왜 프로메테우스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나?
10분뒤에 비커스와 자넥의 모습은 왜 안보여주나?
(거. 쇼가 배짼 상태로 뛰어다닌건 고만좀 태클걸어요. 뭐. 그때 의학이 좋았나보지. 피도 안나는거 보면. )
무수한 떡밥은 뿌려졌지만. 어떻게 처리해놓지도 않고, 그에 대한 힌트도 주지 않고 끝났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나왔지만. 감독이나 영화가 준 답변은 아닙니다. 관객들의 생각일 뿐이죠.
촬영 하셔도 좋고. 보는거 좋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건드리거나 그러면 망가질 수도 있고 하니 아이의 손을 잡고 감상해주세요.
이거 표현 얼마나 좋아!
아니면 사진찍지 말라는 말 대신에 '사진기에 담지 말고 눈에 담아가주세요' 뭐 이런 글을 적을수도 있는거 아닌가.
이렇게 딱딱하게 찍지말라는걸 도배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런 세심한 배려가 나오는 글들 말고. 사진찍지 말라고 하는 것들만 몰래몰래 찍었다.
이렇게 보니 저 카메라 그림이 작품같다.
전선함도 저 마크가 들어가면 사진찍지 말아야 하는 성지가 된다.
...테이블 정돈 찍자고요.
아. 이렇게 양산되는게 엔디워홀 작품이라서 그런거구먼요.
영어로 친절하게까지 적으실 필요야...
오른쪽의 족발은 신경끕시다.
교차점의 한 가운데! 찍지마!
모든 작품의 시작점. 찍지마!
섬세하게 태두리가공도 하시다니...
왠지 저 틈새... 기둥같지 않습니까?
...아님말고.
카메라 없인 손대지 마라. 네. 알겠습니다.
저게 아트쇼 부산에 나온 작품인데 사진찍지 말라고 해서 신발만 찍고 왔습니다.
왼손으로 건드리지 마세요
오른손으로 건드리지 마세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이런 이야기가 있죠.
애들이 수학여행이라고 박물관에 와서 전시품을 감상하는데 이게 영 재미가 없습니다. 다 딱딱한 벽안에 있고. 만질수도 없고, 사진찍을수도 없고. 보는 애들 답답하게 해놓게 주루룩 전시해 놓았죠. 그런데. 나갈때 갑자기 확 트인 공간에 불상이 있는걸 보고 애들이 '와.' 하면서 처다보게 된답니다. 그리고 몇몇 간 큰 애들은 선생님 안볼때 불상을 만지고 오는데. 빨리 만지고 나가야 하니까 불상의 발만 만지고, 그러다보니 불상의 발바닥은 새카맣게 손때가 묻었다고 말이죠.
이처럼 작품판매라는 상업적 요소 및 여러가지 요소때문에 그렇게 조치하시는건 알지만
다음엔 좀 더 자유롭게, 돈주고 작품을 사러 온 사람들만이 아닌 돈주고 작품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도 즐겁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관람문화성숙을 이야기하신다면야...쩝. 할말없습니다. )
솔직히 인류기원의 충격적 진실 어쩌고 하는 멘트가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좀 더 후한평점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프로메테우스가 개봉했습니다.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에이리언적이라서 찬양하는 사람과 에이리언적이지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
SF적인.코스믹호러적인 느낌이 난다는 사람과, 그런것 전혀 없었다는 사람.
스토리가 매우 짜임새있었다는 사람과 스토리가 엉망이 되었다는 사람.
역시 리들리 스콧이다고 하는 사람. 감독에게 실망했다고 하는 사람등등
보통 영화이야기를 하면 이런 의견충돌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하나부터 열가지 이렇게 서로 호불호가 충돌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것도 같은 이유들로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스토리를 잡고 '이건 이거다!' '저건저거다!' 하고 말하기도 그렇고.스포일러이기도 하고...
뭐. 영화보면서 느꼈던 것들중스포일러가 없는 부분과 주의사항을 말하는데서 이 글을 접을까 합니다.
1. 에이리언에 너무 중점을 두고 보지 마십시요. 그리고 기존에 에일리언 시리즈에 대한 생각과 개념을 꽤 덜어내시는게 좋을 겁니다. 하지만 곳곳에 나오는 에이리언 전작의 요소들은 즐기셔도 될거 같습니다.
2. 인류탄생이나 진화.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존재' 뭐. 이런것들에 대해서 말하긴 합니다. 하지만 많은 정보가 제공되진 않습니다. 상상력으로 메웁시다.
3. 스토리는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그러나 '모든 떡밥은 다 풀려야만 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시거나 '이야기에나 설정에 비워둔 부분이 많잖아' 하시는 분들은 스토리는 접어주시길 . 그대신 '오. 이건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라거나 '음...이건 어떻게 되었을까. 다른부분을 끼워맞춰보자.' 하고 덤비는 성격의 분들에겐 엄청난 지적 오락이 기다리고 있을거란 것 말씀드립니다.
4. 리들리 스콧이 맡은 이 작품의 평점은... 그가 만든 다른 걸작들보다는 낫지만. 그가 만든 평작 & 망작보다는 좀 낫습니다. 나름의 수작...정도.
5. 위에서 설명한것처럼 이런 저런 요소들에 대해 한꺼번에 기대를 하시지는 마십시요. 여러 요소들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과 연관성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은근히 보여주죠.
범죄와의 전쟁. 재밌게 봤습니다. 약간 아쉬운점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의 재미가 떨어지는건 아니였으니깐요.
우선 배우들 이야기를 안할수가 없네요.
일단. 하정우, 하정우는 일류 건달다운 모습을 했습니다.
감정의 변동을 최대한 억누르고 자기에게 필요한 행동과 필요한 말은 꼭, 강하게 보여주는 건달을 잘 연기했습니다.
건달중 상건달. 자기 하고자 하는걸 확 밀어붙일 줄 알고. 자기 나와바리에선 누구도 못건들 카리스마를 가진. 그런 건달, 날카로운 칼과 같은 건달이였습니다.
특히 먹는 모습이랑 칼쓰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어보이던...아니 멋져보이던지 말이죠.
그리고 박창우라는 케릭터는 충무로 최고의 발견이 아닌가 싶습니다.
배우인 김성균이 아니라 박창우 말입니다.
말수가 적지만 카리스마 있고. 행동 하나하나가 건달스러운 2인자 케릭터는 참으로 넘버투다 하는 소리가 나왔죠.
뭐랄까. 투박하지만 강한 쇠파이프나 야구'빠따' 같았죠
타짜의 정마담이래 '어느 누구든 다음에 이런 케릭터를 소화할때 이 케릭터랑 비교당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또 약간 미묘했던 조검사이지만 중요인물이니 일단.
조검사는 깡패와 깡패에 들붙어 사는 반달 최익현을 잡아들이려고 오만 노력을 다 합니다.
하지만, 최익현과 이야기가 된 '윗분'들때문에 딱히 손을 쓰지 못하죠.
그러다 '더 윘분' 께서 '범죄와의 전쟁' 을 선포하고, 제 실력을 발휘해서 부산지역 깡패,건달들을 다 잡아들여대죠.
조검사는 꽤 능력도 되고, 적당히 약아서 수사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의분'의 의지에 따라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느냐 못하느냐가 달려있죠.
마치 완전장전된 소총같다고 할까요.
건달들은 자기 그 자체가 힘이고 가까이 붙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칼이고,
검사는 제일 강력하지만 방아쇠를 당겨야 ('높은 분의 지시나 개입')이 있어야 최고의 힘을 발휘하는 총이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주인공 최민식은요?
반달인 최익현은 방아쇠를 당기는 윗선들을 이리저리 맞춰가면서 힘을 얻습니다.
'10억짜리 수첩'과 '인맥'으로 자신의 힘을 만들어 내는 재주가 있는, 좋게 말해 로비스트죠.
하지만. 그 힘은 자기의 힘이 아니고. 남이 들어가 도와줘야만 되는 힘이죠.
'높은분'들이 힘을 빌려주지 않거나 그분들이 힘을 빌려줄새도 없이 바로 눈앞에서 '칼'들이 위헙을 하고 죽이려고 덤벼들면 아무 힘 없는 사람에 불과한게 그 최익현이죠.
그리고 그를 상징할 수 있는게 총알없는 권총이죠.
최익현은 자기가 큰소리를 치거나 호기를 부려야 할때 야쿠자에게 선물받은 권총을 가지고 옵니다.
보는 사람들이 콧방귀를 뀌는걸 알지만 말이죠.
이와 같은 세 부류의 사람들은 이때도 있었고. 이때 이전에도 있었으며 지금 이후에도 있을 그런 사람들입니다.
힘. 권력, 공갈, 돈... 어느 분야로 나누든 저 3 부류는 있을 것이고. 그들간의 친목질은 영원하겠죠.
그리고. 그런 인물이 좀 더 활개칠 수 있도록 한 것은 시대적인 모습같습니다.
과거 자신만의 세계를 살고있었던 건달과 공무원의 세계가 분리되었지만. 그 중간을 연결해주는 반달이 생겨났죠.
반달은 정치 제계 체육 조직폭력계등 다양하게 엮여낼 수 있는 사람이였고, 그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한대 얽힙니다.
바야흐로 나쁜놈들 전성시대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리고 그 전성시대를 없에...는 것처럼 보이는 전두환의 조폭일거소탕명령도 반달인 최익현의 생존정신과 연줄은 막지는 못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 반달로 살아남은 그는 여전히 성공한 사람으로 남아있고, 과거 좋게 말하면 개혁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악질인 조검사도 점차 그런 것에 무덤덤해집니다. 그리고 최익현의 아들도 검사가 되어 새로운 '연줄'이 생기게 되었죠.
그리도 시대 이미지도 잘 살렸습니다.
사투리는 영 그렇지만 건달들 말투나 '인맥' 이 통하는 시대나. 주변 고급스러운 동네이미지나.
뭐.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는 장소나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는 장소라는 뜻의 성역이면 오죽 좋겠습니까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비판받고 개선해나가야 하는것들도 자신들만의 논리와 세계관을 주장하고 자신들의 발전에 필요하다며 버리거나 바꿔나가지 않는. 그리고 바깥에서 그런 조치를 취하고자 하면 강력하게 반발해 내는 그 성역은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죠.
그런 성역엔 정치, 학교, 종교등등 너무나도 넘처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 어퍼컷은 그 성역중 다들 던드리려고 생각하지 않았던 성역, 체육계 전반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과거 이런 스포츠계에 대한 비판은 있어왔고, 기자들이나 비평가들이 언급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렇게 말했죠. '우리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못하면서 이런 말 하느냐. 어서 정정기사 내거나 발언 취소해라'
하지만 어쩌나. 이분 스포츠학과 교수님이십니다.말이 필요한가?
짚는 분야도 다양합니다.
스포츠행사의 거품
(쏟아붓는돈, 지출을 이익으로 계산해서 생기는'0000억원의 경제효과', 축제 끝나면 짤릴 알바, 안내요원등의 '일자리 창출'등등)
합숙소 내의 문제
('룸싸롱이 필요없다'는 여자운동부의 코치, 없는 전통 만들어내는 가학적인 행태)
WBC와 국제대회의 환상
(다른 나라들이 신경 안쓰는 WBC에 죽어라 올인하는 한국과, 열었다하면 적자에, 방송중계권수수료만 떼가려고 하는 IOC의 행태, 미국이 자기주도하의 스포츠시장을 만들려는 움직임,)
1등주의의 우리나라
(국제대회 금매달, 골인만을 기억하고,국내 리그나 행사들에 관심이 없는 우리나라, 기업의 장사속이 되어버린 월드텁응원, 즐기는 스포츠를 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원인, 자기 자식들을 국제대회에 이득을 보려고 하는 골프대디와 대회나 주변사람들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상금만 타고 가는 골퍼 등등)
프렌차이즈 빵집의 단점과 동네빵집의 장점, 그리고 동네빵집의 경쟁요인등을 볼 수 있는 좋은 책.
이 책. 동네빵집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저자가 직접 쓴 동네빵집의 장점들과 자신의 운영방식을 이야기 한 책입니다.
조금 더 길게 말하면, 프랜차이즈의 대량생산과 물량공세, 대기업 지배논리등 프렌차이즈 빵집이 가진 단점을 지적하고 재료와 고객, 빵에 신경쓰고, 고객들을 위해 언제나 신선한 물건을 만들어 내는 동네빵집들이 성공할 것이라는 말을 하는 책이지요.
제 주변에 좋은 빵집들을 자주 발견하는 저인지라 이 말에는 공감합니다.
무식하게 커 보이지만 속은 꽉 찬 식빵이라던가. 견과류에 초콜렛을 입혀서 먹기 좋게 만든것들이라던가.
일반 빵들보다 더 쫄깃하다던가. 천연곡물을 써서 씹는맛이 좀 더 와그작거린다던가. 모든 빵을(심지어 주먹밥까지)튀겨서 팔아본다던가, 프랜차이즈의 획일된 맛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가게들만의 특성이 담겨져있죠.
하지만. 그들이 넘어야 하는 장벽은 너무나도 높습니다.
동네빵집에서는 앞에서 말한것과 같은 동네빵집만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모 빵집에서 빵을 1000원에 팔더군요.
싸다 싶어서 사먹어봤는데. 어라? 이빵 어디서 많이 먹어본 빵이다? 싶었지만 그냥 먹었죠.
그런데 그 빵집 냉동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려고 보니... 요즘 빵굽는 편의점에서 쓰는 생지가 거기 한가득 있더군요. (그리고 그 빵은 편의점에서 700~1200원대의 가격을 유지하는 빵들입니다.)
애초에 직접만든 생지를 쓴게 잘못이기도 하지만. 그런 재료를 고객이 먹는 아이스크림 냉장고 안에 놓아두는 건 왠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할머니가 운영하는 시골슈퍼 냉장실에 할머니가 먹는 반찬이 놓여있는 기분이랄까요. 이해하라면 이해할 수는 있지만 장사하는데에는 도움이 안될것 같은 그런 부분 말이죠.
그리고 대기업의 공략이 너무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동네빵집이 상대해야 하는 것은 대기업 프렌차이즈 빵집뿐만이 아닙니다.
골목골목마다 들어서있는 커피/간식 전문점이나 수재 센드위치/햄버거 전문점,그리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푸드코트등 대기업의 다양한 손길이 동네빵집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신뢰하기 힘든 동네빵집' 에 실망한 나머지
이런 대기업의 다양한 수익방법에 동네빵집의 고객들이 뺏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이외에도 다양한 불안요인들과 고려해야 될 사항들이 많지만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다소 부족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지역빵집들의 특색과 실제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빵집의 성공전략같은 것들을 소개해 빵집의 새로운 길을 이야기 해준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동네빵집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넘어서야 할 장벽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력하고 있는 동네빵집들은 늘어나고 있고, 그 노력을 깨닫고 있는 고객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초반에 보여준 우울한 이미지들을 이후에 무더기로 풀어내려고 한 작품입니다
초반 오프닝은 좀 깔끔하게 정돈된 이미지폭격 였습니다
뭐. 이런식의. 짧은 영상을 아무런 대사 없이 몇분간 보여줍니다.
이 짧은 영상들은 여러 강렬한 이미지들을 남기게 되죠.
예를 들면 물에 떠내려가는 신부와 같은 경우(지금 영화포스터에도 있는 이미지.)에는 유명한 작품인 오필리아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우울하고 공허한 표정이 서로 닮아 있습니다.
또 영화에서도 직접 나오는 이미지중 하나인 피터 브뤼겔의 겨울풍경도 꽤 인상이 깊습니다.
이런 이미지의 폭격은 이후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저 장면이 무슨 설명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해주고. 관객들에게 이후 영화를 볼때 이 영상이 어디에 어울리는지 찾아봐라. 라는 식의 퀴즈를 내는 것 같습니다.
(혹은. 이런 이미지 표현이 2편에서 '모든것을 깨달은 그녀' 의 머리에 쏟아진 이미지들의 단상. 즉 예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녀는 이미 이 영화내내 생기게 될 모든 상황을 미리 보게 되었고 그에 따라 압도적인 우울하... 아니 멜랑꼴리함을 겪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편에서 압도적이고 무지막지한 미래를 깨닫고 멜랑꼴리함을 겪게되는 2편의 여주인공을 여유로운 심정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강렬한 이미지들을 설명해주려다보니까 약간씩 이야기가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앞에 무의미하게 던져지던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뒤의 이미지들과 부딪히고 그제서야 의미를 찾게되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경우가 허다핬습니다. 영상미적으로는 아름답긴 하지만. 한순간도 놓치지 말고 이전의 이미지와 지금의 이미지를 맞춰보는 200피스짜리 퍼즐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말장난의 맛이 사는 작품이라지만 말장난을 못느낌이 아쉬운.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작품성이 떨어지는건 아니라 다행인 작품
작가들이 가진 징크스중에 '신경써서 만든건 인기가 없고 대충 만든게 인기가 있다.' 뭐 이런 징크스가 있는 작가분들이 많죠. 루이스 케럴도 마찬가집니다.
루이스 케럴은 개성넘치는 시들과 특이한 작품세계, 그리고 사진기술 아동성애의혹등으로 당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렸죠. 그리고 그중 가장 인기를 얻은 작품은 '엘리스' 시리즈죠.
지하나라의 엘리스에서 거울나라에서의 엘리스까지 나온 케릭터 하나하나가 인기를 얻었죠.
하지만. 루이스 케럴은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작품을 구상합니다. 20년동안 말이죠.
그리고 발표하게 된 작품이 실비와 브루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저는 이 작품의 핵심이고 루이스 캐롤이 신경썼다는 문법적 고려나 말장난에 대해선 전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역자의 정성을 통해서 겨우 약간만이나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재미가 다소 줄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권 독자가 아닌지라 당연한 충돌이였겠죠.
이런 특징은 '엘리스' 시리즈에서도 보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루이스 케럴은 많은 말장난과 시들, 어법파괴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그의 작품에서 주목받는 점(최소한 현재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면) 은 환상을 묘사한 장면들과, 그 속에 있는 케릭터, 현실과 환상의 경계, 특이한 삽화 등 좀 더 독특하고 신선한 환상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 실비와 브루노는 작가의 치밀한 설정이 잘 보입니다.
환상의 세계와 실제의 세계는 동일한 대사, 혹은 음악이나 대사등의 청각적 전환을 거치며 '나'가 꿈과 현실을 균형있게 오고 가며 (주인공인 '나'가 환상의 세계에서 떠나 현실에 오면 언제나 잠에서 깨거나 정신을 딴데 쏟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환상과 현실의 공간에서 뮤리엘 백작영애와 실비와 브루노와 같은 케릭터들이 서로 모험을 떠나거나 시련을 겪거나 하는 등의 공간 나름대로의 사건이 있고. 이후 이 환상과 현실은 점차 겹치게 됩니다.
이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대해 애매하게 대했던, 혹은 환상적인 이미지들로만 가득찼던 '엘리스' 시리즈에 어느정도의 (유희적인) 체계성과 논리성을 구축해주었고, 현실세계에서의 대화도 환상세계처럼 재미있게 전개할 수 있다는 것도 잘 보여줬습니다. (시계를 조절하면 시간을 탐험하거나, 편한것과 불편한 것에 대한 시같이 환상적이면서도 과학적인, 혹은 현실적인 느낌이 잘 났습니다. )
그렇지만 이와 같은 치밀한 구성과 말재간은 강렬한 케릭터들과 넘치는 개성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제서야 국내에 들어오게 된것 같습니다.
영어권 국가가 아닌 고로 이 작품의 장점중 하나인 문법적 비틀기와 말장난등을 많이 살리지는 못했지만 치밀한 구성과 말재간, 이야기구성 만은 확실히 즐길만 하다고 인정해야 할 작품입니다.
근래들어 요네하라 마리여사의 책이 쏟아지고는 있지만. 우리는 그녀의 신간을 보진 못할거다.
그녀는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본 세상과 그녀의 글은 우리가 공들여봐야 할 만큼 크고, 깊고, 넓게 퍼져있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그렇게 크고 깊고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것일까.
이 책을 보면 그걸 알 수 있다.
우선 요네하라 마리여사는 어렸을때부터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그 경험들을 기억하고 관리하는 능력으로 수많은 이야기 거리와 사색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은 세상에 대한 공평한 시각을 통해 세상 만사를 보고 느낀바를 생각하고, 생각을 좀 더 구체화 하기위해,세상현상들을 조금 더 알기 위해 책을 찾습니다.
책을 통해 알아낸 지식들을 선별하고 고민하고, 파악하고, 실험하면서, 점차 새로운 시각을 가지거나, 지식을 쌓고,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고민은 911당시의 세계정세, 이라크 파병과 그로 인한 문제, 일본의 정치상황에 대한 생각, 주변 이야기, 심지어 자신의 암증세까지고 시중의 치료법을 찾아보고 그 치료법에 대해 평가내리죠. 그 실험이 성공적이였다면 좋았을터인데...
그리고 그녀는 암투병중에도 결코 우울해지거나 소심해지거나 기운이 빠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탐구에 대한 정열을 더욱 내뿜습니다. 자기 몸이 10개라면 이 모든 치료법을 다 실험해보겠다고 하면서 말이죠.
줄무늬상자, 간호사복장의 광대 등등 모두가 영화의 스토리나 장면의 구성상 하등의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다소 '이어진다' 하는 '느낌'은 생깁니다. 이 도구가 다음 다른 장면에 나오고 어떤 배우가 다른 장면에 나오는 등의 관련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영화의 스토리를 구성하느냐고 물어보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들의 연관관계를 생각하면 이야기나 이미지에 눈이 전혀 들어오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입니다.
중간중간 느껴지는 달리그림의 기운. 그리고 그것들을 잘 묘사한 이미지가 중심이되는.
그래서 스토리나 배우들의 연기보다 더욱 중요시 하게 되고. 영화라는 일련의 흐름보다는 각각의 이미지파편을 모으는데 중점을 둔 작품. 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살바도르 달리에 대한 설명이나 이 영화가 영화사에 미치는 영향 및 이미지등만을 말하기엔 설명이 부족하군요, 직접 보실분은 아래를 눌러보시길 바랍니다..
※ 보는 이에 따라 다소 혐오감을 주는 장면이 있으니 주의하시길.
신체훼손 및 변이, 시체등에 혐오감이 있으신분들은 안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아. 그래 네가 말한 버니 드롭 보고 왔다. 오늘이 마지막 상영이라 늦게하는거 보고 왔다.
뭐랄까...진짜 한산하긴 하드라. 마지막 시간인거 감안하고 보더라도 극장안에 사람이 참 없더라.
원작본거 같은 커플 두명 꼬맹이들 서너대여섯명과 보호자 한두세네명, 저 앞쪽에서 먹는데 열중하는 남자 한명.
(이거 나 아니다. 나 아슬아슬하게 들어가서 콜라도 못샀다.) 뭐. 이정도더라.
어쨌든 영화를 봤는데... 참 오글거리더라. 뭔가 일본영화나 드라마의 장점이자 단점, 만화같은 연기와 시나리오가 보이더라.
과장된친척들의 행동이나 다이키치가 모델과 춤추는 망상, 마지막 일어난 사건에서 느껴지는 왠지모를 감동 휴먼 만화의 기운등등..,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발버둥쳤다.
하지만. 그런 만화적인 감성이 나쁜건 아니니 말이지. 다른 부서로 옮겼을때 다이키치랑 다른부서사람들간의 이야기나 묘한 감정 같은것들은 만화보다 더 만화스러워서 좋았지. 뭐. 만화같다고 나쁜건 아닌데. 왠지 스토리에 필요할 정도의 감정이나 연기일까. 혹시 과도하게 몰려있는 연기는 아닌가 싶어서 말이지.
원작인 토끼 드롭스의 작가 우니타 유미가 지은 작품들은 그런 느낌이 덜 들거나 아예 안들잖아. 아닌가? 아. 다 못봤나?
뭐. 본것이 있다면 한번 생각해봐봐라. 모두가 만화긴 하지만 드라마같은. 혹은 소설처럼 인물들의 감정이나 모습같은 것들에 대해서 세세하게 묘사하거나 은근히 이야기해주는 그런 작가잖아. 뭐? 안봤다고? 원작은 보고 봤어야지.
거기다 PPL은 왜 그렇게 많냐? 린이 들고다니는 인형정도야 뭐. 그렇다 치더라도.
죄다 사과폰 쓰고, 맥북쓰고, 맥 PC쓰고, 주인공이 있는 회사도 아마 모르긴 몰라도 PPL인거 같고...
그러다 보니까 원작에서 짜치는 수준에서 약간 넘어간, 무난한 일반 살림에. 그리 화려하지 않은 일반집이...
아. 짜치는 이란건 사투린데...쪼들린다고 보면 된다. 하여간 그런집에 살던 주인공이 잘 꾸며진 자기주택과 방을 가지고 있고, 기계도 화려하고 집도 잘사고 운동화는 왜 그리 비싸보이는 운동화냐.
다이소느낌나는 회사에서 일을 하는 모습이 보이니 나오는 소품마다 '아. 거기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음..... 하여간 뭐. 이리저리 신경쓰이더라고.
그래도 다이키치의 정신적 성장같은걸 보여준건 좋다고 본다.
만화보다 더 생각없었던 다이키치가 몇몇사건을 겪으면서 린과 보내는 나날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런 느낌을 전해주려고 한게 개그든 진지한 부분이든 드문드문 보이고, 원작의 에피소드등을 적절히 활용한거 같더라. 거기에다가 고토선배나 다른 사람들을 통해 육아의 기술, 아빠의 자세에 대해 배우는게 딱 영화길이에 적절하더라.
연기도 마음에 들더라 .
아역 두명은 나중에 같이 이야기 나누다가 울때의 어색함뺴고는 매우 마음에 들었고, 다이키치도 망상부분같이 원작에 없었던 부분들 뺴고는 연기소화를 잘 하더라. 다이키치의 가족들의 연기도 좋았지. 고토선배의 케릭터도 좀 나왔으면 싶지만 그정도도 괜찮다 싶었고, 같이 일하는 운송쪽 배우들도 나중에 '오그라드는 전형적인 연기' 빼고는 다 좋았지.아. 친척들은 빼자. 만화를 살리려고 오바하는게 보이더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영화스러운 만화를 굳이 만화스러운 영화로 바꾸려는 시도와 PPL만 아니었다면. 영화의 스토리와 연기가 더욱 빛이 났을 것 같은 아쉬운 작품....이랄까. 재미는 있었지만. 위의 안좋은 점들이 자꾸 눈에 걸리더라.그래도 한번 볼만은 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봄벚꽃구경때 소풍가방에 넣어둔 쿠크다스봉다리를 가을 낙엽구경할때 발견했을때마냥 처참하게 까였다.
홈쇼핑에서 '세상에 이거보세요 여기 넣어둔 작품이 버튼 한번에. 순식간에. 순식간에 가루가 되었어요.'라고 외칠만큼 까였다
그래.
이게 까일만했다 하자.
근데 이정도로 심하고 처참한 작품이였나?
나름 개성있는 배우에 케릭터 센 감독들이 나온 작품들이 있었고. 원작스토리도 뭐. 나쁘지 않았던
(위의 생각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런 작품이.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까이는데는 왜 도대체, 대관절,정체가 뭔가?
자. 머리식히고, 쿨타임되었다. 한번 다시 이야기를 보자.
우선 1편. 멋진 신세계.
뭐. 뜬금없다고 하지만. 그리 뜬금없거나 이상하지만은 않은 작품이다.초중반은.
연구소출신 주인공이 연구실에서 가져온건지 뭔지 모를 사과를 아무렇게나 버린것에서 시작된 영상은 꽤 괜찮았다.
음식물 쓰레기가 부어지고 갈리고 사료가 되어 소가 먹고 그 소를 다시 류승범이 먹는 이 리드미컬한 장면은 보는 맛도 있었고 꽤 신선했다.
그리고 그 결과.jpg
그렇게 흐르고 흐른 연쇄작용이 이런 좀비화를 만들어 낸다는거. 꽤 설정도 좋고 흐름도 좋다. 우리나라에서 뵙기 힘든 꽤 신선한 연출이였다.
또 망해가는 세상에서 토론자들이 모여가지고 별 시덥잖은 꼬리물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뻘스러운'행동들도 제법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세기말적인 욕망(식욕,색욕,물욕등등)이 넘처나는 사회 혹은 주인공과 그 이후 생겨나는 사랑이라는 느낌을 묘사하긴 뭔가 부족했다.
자. 고기먹고 서로 첫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이
남자가 어떤 양아치놈들을 '기이한 힘'으로 때려잡은 다음에
나중에는 사과를 나누어 먹는다?
이거 너무 급전개잖아!
중간부분에서 '90분 토론'의 토의를 줄이거나 하다못해 게임동영상 대신에 여자가 남자를 애타게 찾거나, 남자가 잃어버린 폰을 찾으려고 돌아다니거나. 뭐. 이런식의 감정적 교류라도 좀 보여주고 아담과 이브스런 이야기를 했어야 되었지 않나 싶다.
관객들에게 세기말의 풍경은 보여주는데 성공했지만. 주 이야기를 마무리하는데 실패하신게 아쉽다.
그리고 2편이자 거의 메인 스토리 취급을 받은 작품. 천상의 피조물.
원작인 '레디 메이드 보살'을 본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뭐. 나쁘진 않은 각색이였다.
마지막의 '입적'신도 나쁘진 않았다. 이미지상으로 꽤 괜찮았다.
단편에 걸맞는 정도의 인물전개와 '로봇이 부처, 그러니까 최상의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가?' 라는 것도 좋았다.
박해일의 차가운 목소리도 로봇에 어울렸고, 김강우의 로봇기사스러운 모습도 좋았다.
관찰자 VS 로봇의 구도랄까.
강회장과 인영의 로봇으로서의 입장과 인간으로서의 생각.
그리고 그 갈등을 드러내주는 본부장과 해주보살의 케릭터.
이들의 갈등들도 꽤 볼만했다. 이거...욕먹을 정도는 ㅇ
마지막. '해피 버스데이'
이게 무슨 병맛스러운 이야기냐고 많은 이들이 따졌지만. 괜찮은 설정 아냐? 신선하고.
'당구공을 주문했는데. 사이즈가 초대형으로 왔습니다. 그게 지구로 들이닥치네요'
이런 황당하면서도 재미난 아이디어... 제대로 살리면 멋지잖아?
문제는 요놈.
그리고 여러 디테일들도 멋졌다.
당구광인 아빠의 취미를 잘 보여주는 배경들이나,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 전기를 내는 기계나, 모포랑 깔깔이를 입거나 뒤집어쓰고 생존준비를 하는 민서네 가족들이나. 또 방의 곳곳의 디테일은 어떤가? 훌륭하지 않은가!
앞에 나온 멋진 신세계나 천상의 피조물보다 훨씬 디테일적인 부분이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또 민서와 은하철도999의 차장스러운 인물과의 만남도 나름 환상적이고 괜찮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론 '이 당구공 부쳤으니까 싸인해줘야지' 하고 왔다는 설정이지만 말이죠.)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너무 자세한 이야기가 없었다.
당구공을 주문하는 민서.그리고 닥쳐온 재앙(당구공)이란 것을 보여준건 좋지만 그 재앙의 원인을 짧은 시간에 관객들이 납득하거나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지 못했다.
8번 당구공이 없어진걸로 아빠와 엄마가 다투면서 '물리학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를 언급하는 아빠와, 민서가 창문밖으로 던진 당구공이 구멍에 들어가면서 이상한 빛이 나오는 장면 정도,
또 아무 언급 없이 지구멸망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디테일하면서,
민서와 당구공에 대한 설명이나 가족간의 교류를 만들어주는건 삼촌의 화려한 말빨과 민서의 꺠달음밖에 없었다는게 아쉽다.
'내말은 씹어도 되는데 형수님과 형의 희망인 민서말까지 씹는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는 삼촌의 말로 또 가족간의 희망이 생기다니...그리고 차장과 민서가 서로 만나서 아이디 확인하고 손을 건내는 장면도. 뒤에서 엄마가 '민서한테 직접 주려고 전 지구 뒤졌나보다' 하고 말하는 걸로 끝나는건...좀.
그렇게 전 지구를 뒤지다보니까 추락속도가 늦춰졌고, 지구가 다소 부숴지긴 했지만(남산타워나 건물들이 뭉개진걸로 봐선 인간건축물만 뭉개진거 같습니다.) 지구는 완전히 부숴지지 않고 희망을 찾았습니다. 딴딴.
...앞의 멋진 신세계와 같이 세부디테일이나 뭐 그런것들은 좋은데 중간중간의 감정이나 느낌을 살려주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멋진신세계보다 이 해피 버스데이가 좋다. 좀 더 이해하게 해줬거든.)
결론적으로 말하면. 괜찮은 이야기. 괜찮은 디테일과 촬영,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였고 괜찮은 영화가 나왔다.
하지만. 옴니버스영화인지라 여러가지 추려내는 과정이 필요했고, 그 추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들이 날아가거나, 쓸데없는 부분들이 많이 들어간게 아닌가. 혹은 추려진 결과가 관객들에겐 아직 낮설었고, 그 때문에 영화가 악평을 받은게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이영자와 홍진경이 버스안내양복장을 하고 '뛰뛰 빵빵 뛰뛰 빵빵' 하고 춤추던 장면을 혹시 기억하시는 분들은 자랑스러운 80년대 출생자들이시라고 생각하시고.
제가 말하려고 하는건 그거보다 더 이전의. 베스트셀러로도 팔렸던 75년에 개봉했던 영자의 전성시대의 영화를 이야기하려고 하는겁니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원작부터가 신파적입니다.
월남전에 다녀왔다가 때밀이를 하고 있는 창수는 영자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처음 만났을때 공장사장의 식모였던 영자는 공장사장 아들이 영자를 덮치고 영자는 집에서 쫒겨납니다. 공장시다, 버스안내양등 별의별 일을 하다가 버스사고로 인해 한쪽 팔이 날아가고, 588에서 외팔이 창녀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창수는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지만 그녀는 빚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그녀는 방에 불을 지르고 죽습니다.
원작을 본지가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스토리가 맞을겁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고자 서울에 오지만 온갖 수난을 겪는 영자, 아무리 노력해도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던 영자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줬죠. 그건 그녀를 사랑하던 창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장에서, 월남에서. 때를밀면서 돈을 모으지만 원하는 목표는 이루지 못합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좀 더 현실적이지만 더욱 긍정적이고 밝게 그려내려고 한게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입니다.
원작이 워낙 암울한지라 이대로 영화관에 틀어줬다간 무슨 사태가 날지 몰랐겠죠.
그리고 암울한 시대를 반영하기만 한 원작을 벗어나서 희망찬 내일 새로운 미래 뭐 이런걸 그리고 싶었겠지만...그거 때문에 이야기가 세련되게 변하긴 했지만 느낌이 조금 그렇습니다.
원작의 영자만큼이나 이 영자도 서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희망이나 긍정적인 모습이 약간이라도 보이죠.
예를 들면 영자가 공장에서 일을 하고 방을 얻어쓰는 언니와 배를 부여잡고 웃는 장면이 있습니다.
월급을 받았는데. 이돈 저돈 떼인거 다 갚으니 동전 몇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배를 부여잡고 웃어야지. 별 수 있습니까.
또는 영자와 함께사는 언니가 집에서'일'을 할때 잠깐씩 들리는 단칸방의 주인이나, 때밀이일을 하는 목욕탕의 보일러기사인 최불암이나 영자와 창수의 마음이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고 조언을 해주거나 약간의 도움이라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작의 주인공들보다 더욱 좋은 환경이죠.
그리고 창식도 영자에게 원작보다 더욱 많은 도움을 줍니다. 성병치료도 해주게 하고, 그동안 못 받는 손님값을 자기가 대신 치릅니다. 쫒겨난 영자도 자기 숙소에 재워주기도 하면서까지 많은 희생을 합니다.
그리고 결말의 해피앤딩은 꽤 황당할 정도인데. 원작인 조선작의 소설결말에서는 영자는 화재로 불타죽고 창수는 그런 영자를 슬퍼하면서 끝나는 이야기와는 달리 영화는 기차를 향해 뛰어내리려고 하는 영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양복집을 연 창수가 영자와 닮은 여자를 찾아가고, 거기서 절름발이 남자와 함께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영자를 만나고 이별을 하는 나름 해피앤딩적인 장면으로 바뀝니다.
원작의 너무나도 암울한 기운에 비해서는 뭐. 행복한결말이 낫지 않은가 싶을지 몰라도 너무 신파적이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도 있는 작품이였습니다.
신문(Media)은 범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정부기관(machinery)은 조직적인 조사를 벌이지만 헛수고입니다.
사람들은 살인마의 공포에 점점 흥분합니다
거기에, 경찰의 조직적인 수사에 영업을 하지 못하는 뒷골목 사람들(Mafia)은 자기 나름대로
도시(Metro) 곳곳에 사람들을 풀고 살인마를 잡으려고 합니다.
결국 살인마인 주인공을 만난(Meet) 뒷골목 사람들은 추걱전을 벌이고 그를 잡습니다.
마피아는 비밀창고에서 아이들을 죽인 이유를 묻고, 추궁하고, 주인공는 아까의 모습이 아니라 광기어린 표정으로 변신 (metamorphosis) 하고, 변호사는 그에게 자비(Mercy)를 배풀어 법의 심판을 받게하자고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를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경찰이 오게 되고. 살인범은 결국 법정에 서는것으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그럼 이 영화에서 각각의 M들이 의미하는 것을 찾아볼까요?
남자
엘지라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풍선을 사주고 으슥한 곳을 끌고가고살인을 저지르고, 편지를 쓸때까지 살인자의 모습은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단지 그가 남자라는 점만을 보여주도록 그림자 실루엣이나 뒷모습이 보이고 가지고 놀던 공이 바닥에 뒹굴고 풍선이 전기줄에 걸리고, 살인자의 손가락과 글씨등으로 나타내죠.
범인의 모습을 잘 안보여주려 하면서도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는게 참 좋은 효과였습니다.
살인자
그렇게 등장한 살인자의 모습은 너무나 의외입니다.
경찰이 말하고 사람들이 생각한 잔혹무도한 살인범의 모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왠지 어리숙하고, 두루뭉슬해보이는 인상은 왠지 아이들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아이에게 오렌지를 까주는 장면이나 풍선을 사주는 장면등은 매우 순수해 보이죠.
하지만. 흑백영화명작들은 모두 범인이나 사건주모자가 아닐거 같은 사람들이 범인이죠.
(제3의 사나이나, 상하이에서 온 여인이나, 상하이에서 온 여인이나...뭐. 이런 의외성정돈 가지고 있어야 후세애도 길이 기억되는걸까요.)
변신, 자비
이 영화의 주인공은 금전이나 어떠한 목적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엄청난 힘에 휘말리고 있는데. 그런 그는 사람들속이나 귀신들등 주변에서 마음의평안을 얻지 못하고 내 자신이 나를 쫒아오지만 그걸 이겨낼 수 없고, 결국 잡히게 되고 기억이 없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고선 '저거 내가 저지른 범죄인가?'하고 반문하게 되는데. 기억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 사람들이 믿어주진 않겠지만. 내 안에 있는 목소리가
비명을 끝임없이 질러대고 그걸 못참게 된다고 합니다
변호사 역을 맡은 사람도 '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사람들은 결국 벌을 받으면 안된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이 그걸 용서해줄까? 라고 한 여성이 반문하게 되고 사람들은 흥분합니다.
네.저런 상황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광기로 인해서 자신이 여러 사람들을 살해하고, 재정신을 차리면 그 과정이 괴롭기도 하겠죠. 하지만 그런 사람이 뒷정리를 치밀하게 하고, 신문사에 자기를 드러내고, 무엇보다 자수를 하지 않은걸까요.
요즘의 범인들이 자주 쓰는 이야기이기도 하자. 자기회피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답을 뽑아내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저 범인을 동정하는 마음은 생기지 않습니다.
신문, 정부기관, 도시
당시 이 영화가 찍힌 상황인 1931년은대공황으로 인해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던 시기이죠.
정부는 시민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업을 살리고 도시를 회복시키기 위해 많은 힘을 기울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도시는 무너졌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대공황속에서 정부는 아무런 힘이 되지를 못했습니다.
또한 정부기관은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적극 이용해 공포를 조성하고 도시를 관리하고 그들의 세계를 넓힙니다.
이렇게 고통받는 시민들은 자신들을 보호해줄 새로운 힘을 찾게되는데 그것이 바로 파시즘입니다.
만남.
소녀와 살인마의 만남이든, 살인마와 뒷골목 추격자들의 만남이든. 그 만남들엔 잘 짜여진 영상구조가 있습니다.
소녀를 만나서 데리고 갈때는 물 흐르듯한 깔끔한 느낌이, 추격자들이 그를 쫒을때에는 살인마의 필사적인 도주와 추격자들의 물샐곳 없는 수색작업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창고안에 갇힌 살인마가 그곳을 탈출하려고 주머니칼로 나사를 떼고 창고 맨 구석에 숨어서 안들키려고 애쓰는 장면과, 건물 어딘가에 숨어있을 살인마를 잡기위해 건물을 점령하고 한층한층 문을 열며 살인마를 조여오는 장면이나. 이런 병렬적 사건진행은 보는 사람의 긴장감을 더해주죠
비록 과거영화를 보았다지만. 이 영화엔 요즘볼 수 있는 수많은 군상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살인마도 등장하고, 미디어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갑자기 태도가 변하면서 자신의 사정을 눈물로 호소하는 범인도 등장하고, 뒷골목 세계... 보다 더욱 잔혹한 일을 많이 저지르는 집단들은 늘어났죠.
이거 파격적입니다. '아프간 파병을 간 병사들이 6개월이란 기간동안 아르마딜로기지에 근무하는 모습을 그대로 찍은 이야기'라는 단순하지만 참 만들어지기 힘든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영화는 전쟁의 폐해를 보여주거나, 전쟁의 참상만을 보여주며 군인이 잔인하네 죽이네 살리네. 전장의 폐해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이야기하는 '서술자' 가 없습니다.
아르마딜로기지의 병사들이 노는모습(오토바이타거나 전체가 모여서 호수에 다이빙 하거나 부모님과 통화를 하는등등.)의 일상적인 모습과, 정찰을 나가거나 보초를 서면서 떠드는 잡담. 주변의 풍경등 일상적이고 평온한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들 동료가 ied에 맞아서 괴로워하는 장면도 보여주고 ‘나는 저녀석들이 죽어도 죄책감이 안느껴질거같다’ 라는 자기고백과, 탈레반과의 교전 끝에 탈레반병사들을 '훌륭히'사살시키고 벳지인지를 받고 기뻐하는,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이 주변사람들을 통해 웨곡되는 모습까지... (그들은 적을 잡았다는 것에 대해 기뻐하긴 했지만 장난스럽거나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웃지도 않았고요. 주변에서 보여주는 장면들이나 헌병대에 신고당한 내용과는 많이 다릅니다.)
전장에서의 경험이나 사건, 문제될만한 장면들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그들은 점점 군인이 되어갔고, '스텐포드 감옥실험'과 같이 자신이 놓인 역할에 충실해져갔습니다.
그 결과 그들 대부분은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갔습니다.
또한 아프간의 평화를 위해 간 군대가 평화의 유지가 아닌 전쟁을 하게되는 아이러니도 담았습니다.
평화를 위해 간 군대가 오히려 탈레반들과 교전을 벌이며 아프간 주민들을 불안해 하게 한다는 장면도 보고,
우수한 무기와 병력들로 전쟁을 하는데도 한계가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와 같이 아르마딜로는 전쟁의 무상과, 그 속에서 군인들이 '군인'이 되어가는 장면을 리얼하게 보여줍니다.
말 그대로 악의 화신같은 느낌이 풀풀 나도록, 자기과시적이고 인류나 다른 외계인들을 자기 밑으로 생각하고, 그러면서도 데미갓인 형을 질투하면서 ‘나는 너랑 달라’ 라고 절규하거나, 능청스러운 이야기들을 잘 나눈다는거 등등 말이죠.
또 배우들(혹은 케릭터들의)합이 좋았습니다.
배너와 스타크의 이과적인 대화, 옛날 지식들과 옛날 군인스러운 생각이 가득 찬 캡틴아메리카와 그걸 놀리며 깐죽거리는 아이언맨, 로키와 닉퓨리, 블랙위도우의 대화같은것도 좋았죠.
또 다른 악당기믹을 떠올려도 떠오르는건 없네요 레드스컬이 나올 리도 없고, (뭐...차원너머 가셨으니 가능할수도?) 헐크같은 경우엔 헐크가 정신줄 놓고 어벤져스 맴버들과 싸우면 몰라. 아이언맨은 그린고블린이 나온 오스본양반들이 나오면 몰라...그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안나왔으니 무리...
기존 시리즈에서 대항할 만한 상대는 로키밖이였습니다.
그리고 마블과 이 어벤져스 프로젝트에 대해서 말하자면. 다들 아시다시피 마블은 이 프로젝트에 매우 큰 공을 들였습니다.
아이언맨, 인크레더블헐크, 토르, 퍼스트어벤져등 각각의 케릭터들이 자신의 케릭터를 세우고 그 케릭터들간 연결고리를 만드느라 힘썼죠. 이 과정에서 마블은 감독들을 너무'쪼았'고 제작을 그만두는 영화감독들도 많았죠.
어찌보면 감독의 개성이 무시된 채 영화의 시리즈화에 중점을 둔 마벨이다...하고 욕할수도 있겠죠
팀버튼의 배트맨같은 경우는 배트맨과 조커의 설정이 원작과 어긋났지만 재미있었던것처럼 말이죠.
이런 개성들은 매우 본받을만 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벤져스’라는 스토리리 라인을 살려서 마블월드를 만들려고 하는 마블의 정책 혹은 사업계획에는 맞지않았죠. 감독들은 항의할 만 합니다.하지만. 마블측에서도 희생한 것은 있습니다. 바로 원작팬들이 생각할 수 있는 약간의 ‘어긋난 스토리’ 죠.
최초의 어벤져스 창립맴버들은 저 영화에 나오는 맴버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원작의 닉퓨리도 하얀머리가 약간 섞인 간지나는 백인 팀장이였죠. 사무엘 잭슨이 연기한 닉퓨리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말이죠... 이런식으로 약간씩 어긋산 설정들을 원작팬들이 좋아할까... 라는 불안감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영화팬들도 어벤져스를 만족시켰고, 원작팬들이 좋아할만한 소스들을 영화 구석구석에 넣기도 했죠. 그렇게 영화팬들과 원작팬들의 만족도를 줄타듯이 조절한 다음에, 각 케릭터간의 중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놓고 한번에 ‘어벤져스’라는 팀을 보여준 마블의 기획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먹혔고 좋았습니다.(카메오로 나온 스탠리옹)같은 경우도 말이죠
그런데 어벤져스의 액션도 그렇고 스토리도그렇고 다 마음에 듭니다만. 단지 걱정되는게 있습니다.
나중에 어벤져스를 마치고 보여주는 토르와 아이언맨시리즈. 그리고 여러 개인들의 케릭터들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또 만들고 있습니다만(아이언맨3나 토르2같은 경우 말이죠) 이게 제작될때는 이미 어벤져스가 어느정도 흥행(혹은 쪽박)을 하게 되었고, 어떻게든 해당 영화에서 간간히 언급등을 하거나 카메오등장을 시키면서 친한 모습을 혹은 서로 재수없어하는 모습등을 보여줘야 하는데 말이죠. 그러면 너무 이야기허들이 높아지는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팬들이야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게 좋기야 하지만 이야기 허들이나 연결고리를 맞추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영웅들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들도 다 챙겨봐야 한다는 약점이 생겨버립니다.
이거 때문에 리부트시킨 세계관과 이야기가 다시 이야기허들이 생겨버리는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나이키의 라이벌은 닌텐도다' 왜냐면 운동을 해야 하는사람들이 닌텐도 게임에 빠져서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는 식의 별 관련없어보이지만 세상의 경제적인 이치를 보여주는 학문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을 지은 리처드 맥킨지는 30년동안 대중경제학을 연구해왔단 거죠.
30년...강산도 3번 넘게 바뀌고 사회적 법칙이나 발견도 수십번은 번복을 거듭할 정도의 시간.
이 저자가 그 시간동안 연구를 하며 생각한 것은 사고의 폭이 늘어났다는 것 같습니다.
끝자리가 9 로 끝나는 이유에 대해서 사람들은(그리고 적당한 전문가는)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 라거나 ' 9가 붙으면 왠지 싸보인다는 심리를 이용해서' 정도의 답변을 합니다만. 이 저자는 좀 더 깊게 들어갑니다. 유례나 사례등을 들며 이야기의 옳고 그름을 생각해보고, 거기에 대한 생각을 자문자답하며 생각을 소거해나가는 것은 여느 책보다 더욱 과학자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연구를 하셨는가 왠지 이야기의 구성이 다른 책들에 비해 간단하고 명쾌하기보다는, 왠지 딱딱해 보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고의 배경과 추리의 과정들은 너무 세세해서 독자들이 고려할 필요가 없는 부분까지도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처음 볼때는 재밌어 보이지만 쳐다보면 딱딱하면서도 지루한, 그렇지만 생각하면 재미나고 짜임새가 느껴지는 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