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명물이 되어버린 영화의 전당은 영화팬들에게는 참으로 좋은곳이죠.
게다가 지난번처럼 반달곰과 주리를 함께 틀어준 날 같은 영우에는...그냥 날 가져요 라는 소리가 나오게 되죠.
그래서 두편을 6000원 주고 봤습니다. 아우 신나
뭐라고요? 서울에서 보신분들 억울하다고요? 훗. 이런것도 있어야지이요오오?!
뭐. 이런 자랑은 재끼고 영화이야기 가보죠.
이 이야기들도 짧게짧게 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반달곰입니다.
이 작품도 단편이기 때문에 짧게 이야기가죠.
스토리를 이야기하죠
'나이 26먹고 아무 일도 하려고 하지않고 밥먹고 자고 게임만하는' 주인공에게
누나가 큰맘먹고 옷도 사입히고 머리도 하게하고 장래 자형네 가게에서 알바도 하라고 합니다.
'웅얼거리면서 누나를 따라와서' 일을 시작하지만 오토바이 시동도 못걸고
'의욕이 없어' 일도 스스로 하지 못합니다.
첫배달한 피시방에서 '게임에 정신팔려 있다가' 오토바이 키도 잃어버립니다
그런 사건때문에 자형에게 잔소리 듣고, 결국 '온갖 찌질한 모습' 들을 보입니다.
뒤의 이야기는 찾아서 보시면 될 것 같고. 일단 다른 이야기를 해보죠.
'찌질함' 의 전형을 보여주는 주인공 . 이 케릭터 너무 리얼합니다.
'나이 26 처먹고 먹고 자고 피시방에서 게임하는 전형적인 사회이탈자' 를 너무나도 잘 살리고 있습니다
게임하는 알바한테는 자신있게 틱틱거리고 누나한테는 대들면서 성질내는 고딩들에게는 찍소리 못하고 웅얼거리다가 말고,
어깨나 허리고 웅크리고 바닥의 깡통이나 이리저리 차고 걸어다니는 모습들...
이런 케릭터의 모습들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너무나도 찌질하고도...현실적입니다.
촬영 또한 주인공을 가까이서 아무런 감정을 담지 않고 차갑게 지켜볼 뿐입니다.
주인공의 시점이 담기는 부분은... 극히 드물죠. 한번도 담기지 않았던 감정이 그재서야 나온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문제. 그리고 결말의 부분을 보면 이 영화는 꽤 짜임새있게 잘 만든 단편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 말이죠.
하지만. 이 이야기를 또 다른 모습으로 보자면.
'소심한 성격인지라 사회와 직접적으로 싸우질 못하고 다가가는' 주인공에게
누나가 큰맘먹고 옷도 사입히고 머리도 하게하고 장래 형부네 가게에서 알바도 하라고 합니다.
'어떻게든 일을 하게 되어' 일을 시작하지만 오토바이 시동도 못걸고
'용기가 없어' 일도 스스로 하지 못합니다.
첫배달한 피시방에게 '성격더러운 고삐리놈들때문에' 오토바이 키도 잃어버립니다.
그런 사건때문에 자형에게 잔소리 듣고, 결국 '어찌할 줄 모르고 방황하는 모습' 들을 보입니다.
분명 저 케릭터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저 케릭터. 원석만의 이야기일까요?
짧은 시간에. 한정된 장소와 설정, 케릭터만으로 오랜 생각할거리를 만들어주시다니. 다음 영화가 기대됩니다.
그리고 그다음 바로 이어진 작품이 제가 보러 간 주리입니다.
돈크라이마미의 동호가 아닌. 영화인으로 시작한것은 아니나 영화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특히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때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밑바탕을 확실히 만들어주신 김동호 집행위원장님의 첫 영화작품입니다.
사실 금요일에 게스트뷰를 예매까지 해놓고서 '으아아아' 하고 설래었습니다만. 다른 약속있어서 놓쳐버렸죠.
(뭐. 김동호 집행위원장 대신에 그분들을 뵌건 후회하지 않아요. 하지만 주최한 형님에게 은근히 압박만 살짝 넣었단거.ㅋ)
그래서 바로 토요일에 봤습니다.
영화이야기로 돌아가죠.
아시다시피 감독께서 이 분야의 마당발이신지라 많은 영화계인사들이 그의 작품에 기꺼히 참여했습니다.
출연배우인 안성기,강수진,토미야마감독,토니 레인즈 감독, 정인기에<똥파리>의 양익준감독도 출연하고 <여고괴담2>의 김태용 감독이 조감독 강우석 감독이 편집하고, <할수 있는자가 구하라>의 윤성호감독과 <두만강>의 장률감독이 각본을,
<라디오 스타>의 방준석 음악감독이 음악감독을, <비열한 거리>의 김기철 미술감독이 미술감독을 맡았으며.
흔한 까메오가 임권택 감독일정도이니 이거 맴버만 봐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도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 마지막에 임권택감독과 같이 출연하시던거 같은데. 이건 확인 부탁드립니다.)
전세계적으로 영화계 마당발이신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님의 첫 영화이신데요. 많은 인원들이 참여해주시고 도와주시는거야 좋습니다. 하지만. 위원장. 아니 감독의 색깔이나 느낌이 과연 제대로 날 수 있을까요?
감독만의 스타일, 컷. 미장센. 느낌. 스토리라인, 구도,취향등등 그런것들이 다 드러날 수 있을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의심하는 분들을 위해 스토리를 약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영화를 설명하는 하나의 이미지라고 하면....
아. 이게 무슨 개드립이냐고 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감독께서 직접 말씀하셨어요.
“나는 영화는 꿈이라고 믿는다.
영화는 감독의 꿈을 담아내고 또 관객들을 꿈꾸게 만들기 때문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꿈에 관한 논의에서 영감을 얻어
<주리>를 만들게 되었다.”
- 김동호 감독
(출처 다음 영화.)
특히나 이 부분은 영어를 못하는 토미야마감독의 일갈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토미야마 감독이 '영화는 꿈이다.'라고 말하기 시작해 일본어로 생각을 담담하게, 하지만 힘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이들에게 공감이 될 명 연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이라도 줘야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이는 김동호 감독의 생각이기도 할터이지요.
감독의 꿈이 담긴, 관객을 꿈꾸게 해온 영화와 영화제.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을 오랫동안 만난 김동호감독의 경험,
거기서 우러나오는 장면과, 사건, 생각은 여태껏 그 누구도 쌓지못했던 경험이 아니겠습니까.
아...이 감독님들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드시려고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드신건지...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