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쇼 부산에 갔습니다.
괜찮은 작품들도 많았고. 상상력이 돋아나는 작품도 많았습니다.
근데 왜 이리들 사진찍지 말라고들 하는건지...
뭐... 위작의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은 알겠어요.(엔디 워홀이라던가, 컨셉을 따와서 똑같은걸 만들 가능성이 있는 그런 작품들이나 판화로 인쇄되는 작품들, 혹은 사진에 작업을 가한 작품들 말이죠.)
그런데 꽤 멋들어지는 동양화를 찍으려고 해도 '안된다' 장난감과 같이 생긴 작품도 안된다.
심지어 작품의 이름 적으려고 작가와 작품이름을 촬영하려고 해도 안된다.(홍콩에서 온 미술상 부스였는데...이름이 기억안나네요.)
이거 뭐. 미술구매하시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판매하시는 분들중에는 (문외한인 제가 봤을때는) 너무 까탈스러운 분들이 많더군요.
바나나롱겔러리같은 경우는 이렇게 적절한 안내를 해줬습니다.
촬영 하셔도 좋고. 보는거 좋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건드리거나 그러면 망가질 수도 있고 하니 아이의 손을 잡고 감상해주세요.
이거 표현 얼마나 좋아!
아니면 사진찍지 말라는 말 대신에 '사진기에 담지 말고 눈에 담아가주세요' 뭐 이런 글을 적을수도 있는거 아닌가.
이렇게 딱딱하게 찍지말라는걸 도배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런 세심한 배려가 나오는 글들 말고. 사진찍지 말라고 하는 것들만 몰래몰래 찍었다.
이렇게 보니 저 카메라 그림이 작품같다.
전선함도 저 마크가 들어가면 사진찍지 말아야 하는 성지가 된다.
...테이블 정돈 찍자고요.
아. 이렇게 양산되는게 엔디워홀 작품이라서 그런거구먼요.
영어로 친절하게까지 적으실 필요야...
오른쪽의 족발은 신경끕시다.
교차점의 한 가운데! 찍지마!
모든 작품의 시작점. 찍지마!
섬세하게 태두리가공도 하시다니...
왠지 저 틈새... 기둥같지 않습니까?
...아님말고.
카메라 없인 손대지 마라. 네. 알겠습니다.
저게 아트쇼 부산에 나온 작품인데 사진찍지 말라고 해서 신발만 찍고 왔습니다.
왼손으로 건드리지 마세요
오른손으로 건드리지 마세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이런 이야기가 있죠.
애들이 수학여행이라고 박물관에 와서 전시품을 감상하는데 이게 영 재미가 없습니다. 다 딱딱한 벽안에 있고. 만질수도 없고, 사진찍을수도 없고. 보는 애들 답답하게 해놓게 주루룩 전시해 놓았죠. 그런데. 나갈때 갑자기 확 트인 공간에 불상이 있는걸 보고 애들이 '와.' 하면서 처다보게 된답니다. 그리고 몇몇 간 큰 애들은 선생님 안볼때 불상을 만지고 오는데. 빨리 만지고 나가야 하니까 불상의 발만 만지고, 그러다보니 불상의 발바닥은 새카맣게 손때가 묻었다고 말이죠.
이처럼 작품판매라는 상업적 요소 및 여러가지 요소때문에 그렇게 조치하시는건 알지만
다음엔 좀 더 자유롭게, 돈주고 작품을 사러 온 사람들만이 아닌 돈주고 작품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도 즐겁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관람문화성숙을 이야기하신다면야...쩝. 할말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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