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작가중 하나인 시오노나나미의 책중에 '내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도 제법 재밌습니다만 장점이자 단점이 저자가 쓰던 역사관련 픽션이나 인물을 주제로 한 글들처럼 이야기를 진행했다는 겁니다.
배우에 대한 지적이나 생각을 대화하듯이 풀어나가고, 혹은 그 영화에 대한 생각을 펼쳐내듯이 이야기 하거나 시대상과 영화를 엮는등... 이렇게 뻔한 요약으로 보면 흔해빠진 글적는 방법조차도 그녀만의 스타일로 버무러서 꾸며냈습니다.
하지만. 그녀다운 글이지만. '영화를 리뷰할떄는 뭔가 색달라야 하지 않나?' 하는 엇나가는 마음도 있기 마련. 그런 약간의 엇나가는 마음을 잡아준 책이 바로 이 '로마에서 말하다' 이죠.
이 책은 시오노 나나미가 자신의 아들인 안토니오 시모네와 영화에 대해서 나눈 이야기를 실은 글(혹은 안토니오 시모네가 적은 편지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이 두 사람의 대화는 '엄마와 아들' 이나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아니라 '역사작가이자 일본인'인 시오노나나미와 '영화현장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는 이탈리아 청년' 인 안토니오 시모네가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대화를 합니다.
엄마와 아들의 위치를.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등을 굳이 강요하지 않고, 그런걸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서로 대화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니. 자기표현이나 생각이 좀 더 유연하고 자유로웠습니다.
단지. 출판사에서 정해주는 주제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이탈리아 인물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는둥, 인상깊게 본 일본영화 등등) 가 오히려 이런 자연스러운 대화를 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굳이 이야기를 그렇게 굳도록 만들 필요는 없었지 싶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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