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죄송해요. 이야기 벌써 끝났어요. 뒤로가기 눌려요. 뭐라고요? 무슨 이야기를 하라고요? 지금 첫줄밖에 안되었다고요?
에이. 그럴리가 없어요. 앞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지껄였는데요. 뭔가 더 할거리도 없어요. 진짜라니깐요?끝난건 끝난거에요.
그래요 이미 끝났다니깐요. 이야기가 끝나고 크레딧 올라가고 이런저런 출연자들 나오고 관객들 일어나면서 짐챙기고 먹다남은 팝콘을 챙길까 버릴까 고민하고,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잡담거리나 떠들다가 뭐먹을지 이야기나 해대세요.
음악은 시작되고요.
네...음악은 시작되네요. 이미 끝났다는 이야기를 파블로프답게 경쾌하게 이야기하네요.
뭐...끝나는게 시작이다...이런거야 영화에서도 많죠. 짐 케리가 열연했고, 유세윤이 좋아하는 '맨 온 더 문' 도 마찬가지죠
뭐. 오래된 영화니까 스포하면...이 영화 시작하자마자 짐 케리가 영화 끝났다며 친히 크레딧 올려주죠.
노래도 틀어주셔요. 그런데...크레딧이 멈추더니... 영화가 시작됩니다. 심지어 끝나는 장면조차도 새롭습니다.
정체모를 연유로 있을 리 없는 앤디가 친히 공연을 하면서말이죠.
그거 외엔 기나긴 시리즈를 끝내고 자신의 작품을 만드려는 작품이 사고를 당하나 덩치크고 상냥한 간호원을 만난다는 [미저리] 란 영화나, 이미 일어나버린 대형 코딩폭발사건의 중심에 돌아가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한 군인출신 공대생의 이야기 [소스 코드]나 내앞에 터져버린 사건을 시간을 반복하며 해결해내려고 하고 정말 열심히 달리는 한 마라톤유망주여성의 이야기 [로라 런]이나 한 남자가 누군가를 방문하면서 시작되는 [로리타] 같은거도 있겠죠.
뭐...이런 이야기는 소설에도 있죠. 시작부분이 다 끝난 사건을 추억하는 형식으로 간다던가, 혹은 지금 눈 앞에서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이게 왜 일어나는가 과거로 가는 그런 이야기가... 예를 들면 SF 3대 괴수중 한분 로버트 하인라인의 All You Zombies 같은거가 있지. 출연진들이 특정한 시간대를기준으로 무수히 많은 역활을 맡고있... 여기까지만 말하죠. 더 할 이야기도 있는데. 벌써 앞에서 이야기 했던거라 말하기 귀찮아요. 생각해보세요. 내가 어떤걸이야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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