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야간경비 알바 하시기로 하신분이죠?"

"네"

"야간경비 무섭거나 힘드시지 않으시겠어요?"

"에이. 그정도를 가지고 뭘요. "

"뭐. 임시로 하시는거니까 괜찮겠죠. 다른건 같이 계신 분이 할테니까 가르켜 드릴건 없고, 그냥 경비실에 맡겨진 짐 관리만 하시면 되요."

"간단하네요?"

"엄청 간단하죠. 우선 이쪽의 물건들은 옷이랑 책인데, 비오지 않게 안쪽에 두시고요, 저기 가구류는 그냥 놔두세요.

냉장고 열어보면 아이스 박스 여러개 있는데, 냉장용품이라 넣어둔건데, 찾으시는 분 있으면 드리세요. 저기 락스 한묶음이랑 농기구는 주인께서 알아서 챙겨가니까, 놔두세요."

"제법 지킬게 많네요?"

"에이. 이 건물 인구수가 몇인데요. 이제부터 조심해야 하는것들 알려드릴께요. 우선, 아까 저기 냉장고 안 은빛봉투 안에 든거는 야채인데, 배송지가 후쿠시마에요. 내부피폭만큼은 아니겠지만 위험할거 같네요. 냉동실의 그리고 여기 검은 금고는 왠만하면 열지 않겠지만, 검은양복입은 사람들이 물건 달라고 하면 저기 금고안의 물건중에서 필요하단거 드리면 되요. 대신, 지문 안묻게 조심하세요.재수 없으면 골치아파집니다.  그건 냉동실에 있는 토막들도 마찬가지고요. 맨 구석 작은 캐비넷에는 6시간에 한번씩 에너지바랑 생수 떨어트려주세요. 시끄러워지면 몇번 걷어차시고요. 찾으러 오는 분 있으면 열어주세요. 여기도 지문은 조심하시고요. 저기 노란 부적 붙은 캐비넷은 앤만하면 여시지 마세요. 열어달라는 분이 있음 본인이 열라고 하세요. 그럼 괜찮아요. 그래도 자꾸 열라고 하면 서랍안에 성수나 소금 뿌리시고요, 다 뿌리시진 마요. 순찰 도시는 분들도 써야되니까. "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틀리네요. 잠시 화장실 좀..."

"화장실은 나가셔서 오른쪽입니다만, 도망가시려고 한다면 늦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미 써주신 자소서는 스캔떠서 가지고 있고, 여러 주민분들이 맡기신 짐을 찾아가실 시간이거든요. 모르시는건 같이 계신분께 물어보시면 되지만, 조심하세요. 그분이 실수로 선생님 물면 선생님이 좀 위험할 수도 있어요. 전 오후근무라 이만."



'글무더기 > 농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객석  (0) 2015.10.30
하인리히 법칙  (0) 2015.10.13
콜랙션. 많이 뜯기셨습니까?  (0) 2014.09.09
아트쇼 부산 사진 - 찍지말라는거, 더 찍고싶어진다.  (0) 2012.06.12
화려한 연습장용 책  (0) 2011.07.30
Posted by contenta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