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 자유의 언덕을 보러 갔는데 어떤 어르신이 '이거 뭐 이래?'라고 불평을 하시더군요. 

뭐...그심정 이해가 갈만한 영화였습니다. 이야기가 이리저리 뒤죽박죽이고, 결론이 딱 하니 나지는 않았고, 영화시간도 짧았죠. 


전 그래도 즐길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이리저리 뒤죽박죽인 영화 속 이야기가 말이죠. 


우선 영화속 화면들의 흐름을 생각해보죠. 

영화는 크게 두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권이라는 여성이 모리가 남긴 편지를 읽으려는데 계단에서 넘어져 편지를 다 흘리죠, 다시 주운 편지는 순서가 뒤죽박죽이고 심지어 한장은 미처 줍지 못해서 권이 이리저리 편지 순서를 맞춰가며 읽어내고 있습니다.  모리라는 인물은 권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2주정도 와 있기로 하였죠. 하지만 권은 만날 수 없었고, 대신 주변의 인물들과 여러가지 사건을 겪죠.  이 두명의 인물 주변의 이야기입니다.

우선 화면을 생각해보면 권이 모리가 남긴 편지를 순서대로 못 읽었고, 그 편지에 따라 모리의 이야기가 재구성되는 느낌이 듭니다. 모리가 줄곧 가지고 다니는 책 ‘시간’에서도 알 수 있죠. 그 책에서는 시간이라는 것은 뇌가 상황을 정의내려 과거,현재,미래를 인식하게 되면서 생기는 것이라고 소개되죠. 이를 근거로 권은 모리가 남긴 편지를 보게 되고, 권의 머릿속에서는 모리의 이야기가 편지에 적힌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겁니다. 


그런데...그게 진짜일까요?


모리는 권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 다시 온 사람입니다. 권을 나보다 모든 면에서 나은 여자라고 하며 매일같이 권의 아파트에 붙은 메모가 있는지 없는지 보고, 권의 아파트 맞은편에서 식사까지 하면서 기다리는 사람입니다.9월쯤 되야 권이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절망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게스트하우스의 상원과 함께 술마시며 돌아다닌것이나 '자유의 언덕' 의 주인, 영선과 있었던 관계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편지에 썼다고요? 위와 같이 지고지순한 사람이요?


이것들이 꿈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모리는 영선의 강아지 꾸미를 찾아줬고, 그러면서 영선과 가까워졌죠. 강아지가 꿈을 꾸기 위해 잠을 잔다고 이야기 하듯이 모리 또한 잠을 많이 자서 밥도 많이 먹지 못했죠. 그럼 모리의 일탈들이 다소 이해가 될 수 있습니다.하지만. 어디까지가 진짜일까를 생각해보면 이야기 갈래는 더욱 많아집니다.모리가 권만 찾아다녔는지, 상원과 술만 마셔댔는지, 영선의 강아지를 찾아주면서 가까워지게 되고 밤까지 같이 보냈는지, 옆방의 사람들이 갑자기 들어갔다 나가는 장면은 실제 있었는지.결말은 과연 어느부분인지...고민할 부분들이 늘어나죠.


또한 영화 속 장면들은 어두운 이야기들마저 밝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분위기 자체는 어두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모리의 애정이나 권의 건강이나 상원의 빚이나... 이런저런 이야기 할 부분들이 많죠. 하지만 영화는 그런 장면들마저도 대부분 밝고 경쾌한 영상과 즐거운 톤으로 엮어주었습니다



<자유의 언덕>이란 작품은 북촌곳곳의 풍경과 그 속의 주인공을 뒤죽박죽 섞은 채로 가만히 보여주죠.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면 힘들지만, 장면들은 보는 그 자체로도 마음을 움직이고, 섞여있는 이야기들은 맞추려고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다. 관객들은 자기의 입맛대로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런 느낌들이 잘 산 것만으로도 좋은 영화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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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에서 만화책을 한권 봤다. 동글동글한 케릭터가 있기에 일상정화물인줄 알고 집어봤다.

그림체를 보니 중학생인줄 알았는데 책을 보니 초등학생이였다.

이거 뭐지...하고 보고 있자니까 이야기가 어두웠다. 

하지만 그림체와 분위기는 밝았고, 주인공은 더 밝았다.

마치 네이버에서 연재되고 있는 <아이들은 즐겁다>를 보는 듯 했다.

그 미묘하게 밝은 이야기는 보면 볼수록 재미있어서 2권을 덮은 뒤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제목을 까먹어서 뭔지 고민하며 내내 있다가 무슨책인지 이제서야 깨닫고 이렇게 간단한 소감만 적어올린다.

나중에 꼭 사서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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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 속해있던 한 사람이 그 조직을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이야기

이는 꽤 많은 영화들이 차용하는 이야기 형태이기도 합니다. 

특히 킬러로만 줄여도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와 같은 조직간의 킬러정리나, 조직의 썩은 부분과 아버지의 비밀을 알고 조직과 일대 맞짱을 뜨려고 하는 원티드 뭐. 어떻게 보먼 본시리즈까지도 포함할 수 있겠네요.


이 '회사원' 도 마찬가지죠.사람죽이는 '일' 에만 신경쓰던 한 남자가 

어떤 계기로 사랑을 알게되고, 그를 통해 '일상' 이라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죠

그리고 회사를 나오기 위해 회사의 사람들과 사투를 벌입니다


이 회사라는거 자체가 일반회사로 위장된 킬러조직인지라 회사의 은어도 다 직장에서 쓰이는 용어입니다.

또한 그들의 계급도 직책에 따라 나눠져있고. 현장을 모르는 상사, 갑자기 '해고' 된 선배등 

어떻게보면 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묘하게 보입니다.

인턴을 시킨다는거, 퇴사를 한다는거, 비품지급등 모든 활동이 미묘합니다. 

그런 미묘함이 개그로도, 진지함으로도 엮이니 보기 좋죠. 





소지섭은 전형적인 '회사' 에 몸을 바친 직장인입니다.

그는 회사를 위해 일하고 다른것들을 생각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회사에 대한 생각이 자신과 다른, '일'보다 '일상' 을 생각하는 같은 일을 하는 '동료' 들을 보게 되고.

(우연히도 그 동료들은 자식을'리틀 이창호'라며 자랑하는 인물이거나

돈벌어서 외국으로 뜰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엄마고생하는걸 보기싫어서 이 일을 하는,'가정적인' 인물이죠)

회사가 아닌 다른것들을 보게 되죠. 

그러면서 회사에 대해 의문을 품게되고 일에 다소 소홀해지게 되고 '퇴사'당할 위기에 처해지죠.





그리고 '일'에 '사람' 을 연결해준것이 인턴직원입니다.

이제 갓 사회에 들어온 인턴직원은 회사에 충실하기도 하지만. '가정' 이라는 사람이 있었고, 

거기에다 자신의 '가정'을 소지섭에게 연결해주고 '애정' 이 생기게 해주었죠. 

또한 소지섭이 '회사'가 더럽다는걸 보여주는 상대이자 동시에 회사대신 다른것을 소중히 하게 하는 희망이 되었죠. 





또 그녀가 눈을 돌리게 된 '계기' 인 그가 반한 인턴직원의 엄마.아니. 소지섭의 첫사랑인 가수또한 좋군요. 

'일'에만 집중했던 그가 유일하게 열중하였던 과거의 기억이 현재로 넘어오며 지금의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하고,

그녀를 위해 모아둔 돈과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갔죠.





마지막으로 범죄와의 전쟁에서 인상깊은 검사연기를 보여준 곽도원씨의 연기도 일품입니다. 

짜증나는 상사조차도 자신의가족에게는 따뜻하겠지하는 부분을 제대로 짚어주는 연기였습니다. 



전체적인 액션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특히나 회사에서의 총격전은 성냥팔이소녀의 재림 이후 최고일겁니다.

(개인적으로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은 안봤고, 볼 예정도 없지만 이장면은 좋아합니다. )



뭐...총기닦는 이모님의 연기도 좋았지만요. 일단은 이부분.



결과적으로 말하면 케릭터 되었다, 액션도 나쁘지않게 되었다. 무난합니다. 볼 만 합니다.

그렇지만....뭔가 이렇다. 할만큼 끄는건 없었군요. 케릭터와 그 연기가 좋았을뿐...

한번 보실분들은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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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거슬러가다가다 이제 일본영화제때 적었던것도 올리네요.
네.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열쇠도둑의 방법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를 말하면. 재밌습니다.
연기지망생은 뭐든지 의욕이 없고 어설퍼서 사고를 쳐대고, 35살을 먹고도 제대로 된 극단에 있지도 못하죠.
그런 인물이 갑자기 좋은 차, 좋은 집, 그리고 킬러업무상의 문제가 덮치니 기뻤다가 슬펐다가 왔다갔다합니다. 
또 완벽주의자인 킬러는 기억을 잃었지만, 여전히 완벽주의적인지라 자기생각엔 영 아닌거 같은 상황의 환경에서도
자신이 했었던 연기를 열심히 몰두하고, 뭐든지 기록,정리하며 최선을 다합니다.
거기에 잡지편집장은 '2달 뒤에 결혼합니다. 애인은 없습니다, 1달간 맞선을, 1달간 데이트를 하고 결혼할 겁니다.' 
라고 말했듯이 딱딱하고 고지식한면이 있지만. 그게 다 순진하기 때문이죠.

그런 케릭터들과 사건들을 잘 살린 사카이 마사토(허니와 클로버,남극의 쉐프등) 카가와 테루유키(봉준호감독이 찍은 도쿄!의 히키코모리로 잘 아시겠군요) 거기에 다들 잘 아실만한 히로스에 료코까지... 그들의 연기도 멋집니다.

스토리도 좋습니다. 자살을 하려고 한 연기지망생은 킬러로서의 임무가 주여지자 타킷을 숨기기 위해 빌라와 도주경로를 마련하는등 그녀를 살리려고 애씁니다. 또한 그는 위험한 상황에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연기능력을 끌어올려 명연기를 펼칩니다. 
(뭐...대부분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요.)

또한 킬러도 기억도 잃고 가난한 자신을 사랑해주는 여자를 만나 사랑을 느끼고, 그녀를 위해 모든 과거를 청산하려고 애씁니다. 
이렇게 바뀐 연기지망생과 킬러로서의 자기삶을 아예 바꾸려고 하죠. 모든것을 버리는거죠.
잡지편집장인그녀 또한 킬러의 정채를 깨닫고도 그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하고 결국'심장이 큐- '되곤 합니다. 


국내 정식개봉해서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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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일기모래알속에서찾아낸금과같은일기
카테고리 만화 > 웹툰/카툰에세이
지은이 호연 (애니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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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일기. 금모래 일기라... <도자기>작가답다.
그녀의 여러 일상들은 때로는 재밌게, 때로는 괴롭게, 때로는 짜증나게, 때로는 아련하게 다가올 떄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억들은 하나하나가 모여서 금빛 기억이 만들어 졌습니다. (뭐...아예 안좋았던 기억들은 못담으셨지만...그건 빼도록 합시다.)
 
그림들은 간단합니다. 하루 일기라고 해봐야 3장짜리입니다.
게다가 흑백이고요. 그렇지만 그러한 단순함은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이렇게 집중된 상태에서 조용히 전달되는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옛 기억들을 떠올리고 싶으시다면 한번 추천

작가의 최근 작품 단군할배요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169081

작가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sakum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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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고릿적몽블랑만년필오래된사물들을보며예술을생각한다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일반 > 예술이야기
지은이 민병일 (아우라,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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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 '생활명품'이 물건이야기의 최고봉인줄 알았습니다.
('작은탐닉'시리즈나 '세상의 모든 장식들'시리즈가 있긴 하지만. 그 물건에는 다소의 '마니악함'이 있기때문에 일단 배재했습니다.
그 '마니악함'을 보는 재미도 재미긴 하지만, 물건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좀 더 폭 넓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잠시 별개로 두었다고 봐주시길.)

하지만 이 책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물건을 보는 또 다른 관점, 아니. 잘 알고있었지만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관점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려면 일단 두 책의 스타일에 대해서 비교해보겠습니다.


윤광준의생활명품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일반 > 예술이야기
지은이 윤광준 (을유문화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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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생활명품은 여러 물건들을 '실용'과 '편안함'이 중심이 됩니다.
각각의 물건들은 누가 생각해도 그 기준이 이해할 수 있고. 구매의 가치를 느끼는 물건이죠.
그러한 가치를 느끼는 물건에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나, 이 물건의 우수성, 혹은 이 물건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말해줍니다.
좋은 물건소개에 좋은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으니. 참으로 좋은 물건이야기이죠.

하지만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은 다릅니다.
작가분은 독일의 벼룩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이런 저런 물건을 봅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고, 파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고서 물건을 삽니다.
그렇게 사온 물건들은 거의 다 '고릿적'물건이거나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쓸모없어보이는'물건으로도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 물건에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건을 이리저리 찾아보는 탐방을 하고, 원 주인들에게 물건에 깃든 추억을 듣고, 그 물건을 구입하여 애지중지 하며 사용하는 그 순간.
몽당연필에는 추억이 묻어나고고, 닭장 습도계에는 감성이 깃들며 만년필엔 애정이 스며듭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들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보물이 됩니다.
저자는 이렇게 자기가 얻은 보물을 하나하나 꺼내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냅니다.
이야기 있는 물건들의 사용방법들을 이야기 하는거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실용성있는 물건의 이야기와 이야기있는 물건의 쓰임세라...
딱히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죠. 실용적이기만 한 물건은 사용하는데 정이 없고, 이야기만 담긴 물건은 남이보기엔 단지 잡동사니이죠.
각각의 장단점은 보시는 분들에게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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