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목요일에 친구놈이랑 베르세르크를 보려고 갔습니다.그런데 전 못봤죠. 그래서 보고온 친구녀석에게 감상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전 어제 베르세르크를 봤죠.
하지만 친구녀석과 나눈 대화가 더 영화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제 관점의 리뷰같은건 모두 집어치우고 그 대화를 옮겨보겠습니다.
-아. 씨 못봤네. 늦어서 ㅈㅅ
-ㅇㅇ
-근데 영화 아직 상영 안했으니까 오라는게 뭔 소리야.
-이게 3편이잖냐. 국내에는 1.2 편 개봉한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지난줄거리 설명하는걸 틀어주더라.
-음...어디서부터? 아예 1권에서부터? 아님 가츠가 태어날떄부터?
-가츠가 커서이야기들 좀 하던데?
-등짝을 보잔게 안나온단 말인가!
-얌마...
-그거보다 가츠가 주변사람들에게 '불운을 주는 사람' 뭐 그런 케릭터가 어려서부터 쭉 이어지잖아.
그런게 설명 없이 그리피스랑 매의 단 이야기만 나온다 이거지....
그래 그거보고 이해는 가디? 아예 베르세르크 원작도 안보고 1.2편도 안본 입장이라고 하면.
-글쎄...'보는덴 지장없다?' 이정도.
-미묘하네?
-미묘하지...
뭐...이전의 그리피스와의 검싸움등 관계나 매의기사단 이야기들이 조금 나오긴 하지만....사전정보 없는 사람들에겐 그냥 말 그대로 '대충의 요약본' 정도죠. 깊이있는 이해는 안되나 설명정도 되는...
- 그래. 짤린덴 없디?
- 어...스토리상으로 짤린게 있긴 하지만. 그리 크게는 모를듯. 그리피스 도망칠때 추격하는 부분같은것들 있잖아.
- ? 무슨소리야?
- 아...만화책 기억 안나면 됐다.
(이 파트는 제가 설명을 들었는데도 자세히 기억이 안나서, 그리고 보고도 몰라서 그냥 넘깁니다.)
-근데... 3부인데 이제서야 '바친다' 가 나왔단 말야...너무 긴거 아닌가?
-과거편. 그것도 어릴떄 이야기는 뺴고인데 말야...
-아무래도 일반 만화랑은 좀 달라서 그런거지.
-무슨소리야.
-럭키짱이나 액션만화같은데서는 동작의 부분,부분을 쓸데없이 다양하게 끊어주는 부분이 많잖아. 하지만. 그건 모으면 동영상이 되기 때문에 후다닥 지나갈 수 있지.
하지만 베르세르크같은 경우는 원래 그림의 그 역동적인 이미지나 힘, 꿈틀거림등을 짧게 나타내면..
-효과가 없지
-ㅇㅇ 그러니까 그 역동성을 보여주는데 어느정도의 길이가 필요하지.
또 코난같이 글 많은것들은 대사를 못 줄이잖아. 추리나 단서거리들을 다 날리면 추리를 누가 하겠어
뭐. 베르세르크도 알게 모르게 대사가 길기도 하고
- 스토리자체가 대서사시잖아.
- 그렇지...사실 이런건 OVA로 나와주면 좋은데 말야...헬싱처럼
-근데...구매가 될까? 예전에 애니도 나왔는데 별로 인기 없었잖아?
애니는 어디서 끝났죠? 기억이 안나는군요...
-그래도 딱 재밌을때 끝났어.가츠랑 케스커가 낙인 찍힌상태로 탈출하는장면...
-음...본격적으로 우리가 아는 싸움장면이네.
-그렇지... 그 뒤로부터 시리즈가 나온다면 수입하기도 좋을거고 말이야...
-근데 단점이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본래 스토리의 한 줄기 뭐 이런 느낌이잖아.
그러니까 전편을 몰라도 상관없고, 알면 보는 재미가 있고 그런데 베르세르크는...이거...이어지게 갈건데 힘들어
-뭐...이번에야 지난번 시나리오가 있어야 이해가는거라 그렇지만 다음 스토린 없어도 딱히 이해가지 않나?
'불멸의용병'이렇게?
-...그럴려나...
문양이야 찍히고 싸움이 시작되지만 이게 시리즈가 끝났다는 인증일지 아니면 새로운 이야기가 쭉 계속될거란건지는...모르겠습니다. 솔직히 파트가 여기서 접어도 상관없는 파트거든요...
-영상이나 성우는 어떻디.
-영상은 썩...
-썩?
-그래. 썩.
-썩었다고?
-아니.썩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아. 잔인한것을 잘 살리고 보여줄거 확실히 임팩트 있게 줬는데...
-썩?
-그래 썩.
(이건 제가 직접 보니 최근의 애니메이션에서 느끼는 3D를 억지로 2D화 한, 혹은 2D의 느낌에 3D를 입혀 멋지게 만든. 그런 영상이였습니다. 확실히 특수효과의 느낌이 좋지만 약간의 '위화감'은 어쩔 수 없더군요)
-음악은?
-왠지 이전 애니메이션과 게임에 있던 음악들이 제법 살았다? 아는 사람이면 적절히 공감하며 볼듯
-결론은?
-음...글쎄... 니가 만족할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쁘진 않아.
이 대사를 끝으로 우리는 닭을 흡수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네. 제 결론도 저겁니다.
베르세르크의 원작에 깊이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꽤. 혹은 약간의 위화감이 있지만 적절한 재미를 느끼실것이고
아예 모르시는 분이라도 이야기의 흐름이가 규모, 분위기가 굉장하다는건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베르세르크 원작의 그 '잔인함' 이나 '고어스러움' 같은 것들이 가장 많이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니 주의하시길.
(애인이랑 함께 보시면 안...아니. 됩니다. 되요. 보시든가 마시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