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운수 좋은 날 , 그리고 봄봄은 뭐...말해무엇하겠습니까.

극장에서 초등학교고학년쯤 되어보이는 애가 영화보러 들어가며 막 스토리를 이야기하니까 엄마가 스포일러하지말라는 농담까지 할 정도로 요즘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이죠. 거기에 <소중한 날의 꿈>으로 자신들의 애니메이션 기술치능력치를 알려준 연필로 명상하기가 만나면?


결과는 좋긴한데 미묘했습니다. 왜냐고요? 좋긴한데 미묘한게 많았거든요.

일단 순수히 좋았던점들 말씀드리고 시작하죠.


다들 언급했겠지만 이 작품은 각각의 이야기에 걸맞게 각각의 케릭터디자인과 배경들, 설정들을 적절히 설정했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 같은 경우는 보시다시피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려고 하였고, 그 속 인물들 또한 사실적이지만 만화속에서 어우러 질 수 있을 정도로 잘 그려냈습니다. 

시장의 풍경들이나 허생원의 추억풍경같은것들도 매우 아름답게 보여줬습니다. 



봄봄은 유머스러운 원작의 분위기를 살려 과장되게 그렸습니다.

점순이는 쪼그만하고, 장인어른은 작고 밉살맞게 그렿고 머슴일 하는 '나'는 무뚝뚝하고 바보같이 그렸습니다.

배경 또한 전체적으로 밝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운수좋은 날은 주인공을 어두운 시대배경 속 불운한 인물들을 보여주기 위해 전체 톤도 어둡고, 인물들의 표정도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배경이나 주변 인물들의 복장, 소품들도 시대적인 배경을 잘 살리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쳤습니다.

(대포집 뒤의 포스터가 알고보면 위 소설들이 나온 잡지 표지인것도 재밌었고요.)


성우들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다 좋아서 누구 하나 지적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메밀꽃 필 무렵에서 인물들의 순서나, 봄봄의 몸싸움, 운수 좋은 날의 인물들 모습같은것등등 

시대나 소설적 고증같은것들도 잘 살렸습니다.

이야기 연출도 메밀꽃 필 무렵의 자연스러운 화면교차나 운수좋은날의 마지막도 절규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 뒤에 아내 사줄 설렁탕을 챙기는 김첨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비극적인 모습을 극대화 시켰습니다.



하지만...좋게 넘어가도 되지만 미묘한부분들이 영 거슬리더군요



우선 봄봄입니다.


봄봄은 '나'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독백을 표현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하기 어렵죠.

그래서 선택한 부분이 판소리를 통해 '나'의 생각을 하나씩 말하는데. 이게 처음엔 어색했습니다

주인공의 목소리와 판소리목소리가 달라서 다소 적응하기가 힘들었지만, 적응하고 보니 좋더군요.


그리고 3d그래픽 부분의 문제입니다. 




메밀꽃 필 무렵에서는 딱히 배경과 인물의 그래픽이 충돌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풀이 나부끼는게 다소 딱딱하다 싶을 수 있지만. 그 부분도 짧고, 극에 중심  넘어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게 운수좋은 날에 넘어가면 대폭발하죠.



사람과 배경과 인력거와 전차가 따로놀죠.거기에 전차 내부/외부 신을 보면 3D물체와 케릭터의 움직임이 서로 안맞고 움직일 때  긴 막대여러개가 연속적으로 생겨 보기가 곤란했습니다. 극과 인물에 대해 집중을 할라치면은 저런 그래픽상 부딪히는 모습이 세게 보여 보기 안좋았죠.

이부분은 다른분께 여쭤본 결과 예산의 부족과 후반 그래픽작업의 문제라고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위의 부정적인 부분들을 제외하자면 고전적 이야기를 현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방식중 하나인 만화로 깔끔하게 보여주려 했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 매우 좋습니다.

이후에도 위와 같은 단편소설 애니메이션화를 기획해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
애니메미라이는 ('미라이'는 일본어로 미래) 일본 단편애니메이션 4편을 묶어 일본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짐작해볼 수 있는 작품전을 목표로 했다.
각각의 애니메이션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좋게 말하면 개성적인, 나쁘게 말하면 전형적인) 그 스타일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


 

키즈나 일격
어느정도 애니메이션 지식(쉽게말해 덕후)끼가 높은 분들이면 더 재밌게 봤을 법한 어린이~청소년 애니메이션. 세계 격투기 대회에서 우승한 키즈나. 그러나 나이규정위반마으로 인해 생일이 되는 2일전까지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 타이틀도 지켜야되고 학교도 가야되고, 가족과도 화목한 시간도 보내느라 키즈나는 바쁘다.

노망기도 오고 진지하지 못한 할아버지.
할아버지보단 진지하지만 할아버지의 빚을 갚아내려고 하지 못하는 등 역시 어른의 역활을 못하고 있는 아버지. 
그런 가족들을 위해 격투기대회에 나가 우승상금을 타와 빚을 갚고 '철없이' 손가락싸움을 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말리는 키즈나. 
이런 거꾸로 된 가족구조는 주인공을 강조시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장의 힘이 줄어들고 자녀들의 능력과시가 주된 이야기거리가 되고 소재가 되는 사회 혹은 가정의 모습과 닮았다.
그리고 집 밖에는 무수한 경쟁자들이 아이들을 노리고 덤벼든다. 키즈나는 열심히 싸우지만. 곧 이어서 챔피언이 도전한다. 키즈나는 지쳤고, 아버지는 지켜보고만 있고. 할아버지는 '하필이면' 허리가 나간다. 
그때 나서는 것은 집안의 고양이.
고양이는 챔피언을 때려잡고 무수한 격투가를 물리친다. 그리고 모두들 해피앤딩. 
역전된 가족관계와 그로 인한 코미디가 재밌었던 작품이다



할아버지와 램프
어떤 아이가 창고에서 오래된 램프를 꺼내서 총놀이를 하다가 할아버지에게 잡힙니다.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그 아이에게 램프와 관련된 일화를 말해주기 시작하죠.
 
할아버지는 집도 없이 마을 촌장질의 일을 도우며 가난하게 살았습니다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밖으로 나가서 램프라는 새로운 도구를 발견합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도구를 이용한 빛에 반한 그는 밤중의 요괴나 귀신들의 '미신' 에 휘둘리고 무서워 했던 밤이 사라지게 된 것이죠. 먼 마을의 램프를 사와서 마을 사람들에게 팔고, 부자가 됩니다.

그러나 '전기' 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게 되고. 그의 사업은 위헙을 받게 됩니다. 새로운 빛에 사람들은 금방 반하게 되고, 그가 어려서부터 친해왔던 촌장과, 그의 부인까지도 그 빛에 매료됩니다. 그는 결국 램프를 다 깨버리기 위해 램프불을 붙이고 돌을 던집니다. 
하지만 그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전부 깨지는 못합니다. 

왠지 과거의 이야기를 들어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럼에도 아름다운 과거의 모습' 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만능야채 닝닝맨

마법소녀물이나 케릭터물로 보시는 분들도 있을것 같지만 이건 성장애니메이션입니다.
주인공인 마리는 당근과 피망, 우유를 먹지 못합니다.
어느날, 급식에 당근, 피망, 우유가 나오게 되고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허겁지겁 먹다가 기절하게 됩니다. 그러자 나오게 된 당근, 피망, 우유의 화신, 닝닝맨. 닝닝맨은 주인공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어느날. 친구네 강아지, 꼬마가 사라집니다. 마리는 친구를 위해 온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꼬마가 물에 떠내려가려고 하는 것을 봅니다.
마리는 그 개를 위해 자신이 싫어하는 당근,피망, 우유를 먹고 강아지를 구해달라고 하고 쓰러집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고, 그렇게 자기자신을 성장해 나가는 아이의 성장애니메이션' 입니다. 뭐.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토리라인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싫어하는 야채와 우정을 가지고 이런 스토리를 만들다니 감탄했습니다. 시리즈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옷장속의 아이들
도시로 나와 직장생활을 하는 주인공은 만사가 피곤하고 이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에게서 받은 낡은 옷장속에서 아이들이 나오고, 아이들은 주인공을 도와 이런저런 일을 해나갑니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여자가 주인공을 돕는 친구 혹은 요정과 같은 아이들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라서 그런가...그냥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고 편안한 기분이 들죠.약간 스토리가 갑자기 흘러가는것 같기도 하지만 좋은 애니메이션이였습니다.  


p.s

일본영화제도 이제 막바지, 아니 내일이 마지막인데. 거의 다가(아니. 나머지 한편도 원작이 만화니 전부다라고 해야하나...) 만화여서 아쉽다. (오늘 차가 약간 늦어서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표를 구매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말이다...)
뭐. 그렇지만. 즐겁게 보고 왔으니 만족해야지.

 
Posted by contenta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