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 다녀오다 본 라센진 선생의 만화책.다소 비싸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질렀다. 

이야기는 역시나.

여자주인공이 둘인데 한명은 마녀, 한명은 소련군이고, 둘이 소련으로 진격해나가면서 벌어지는 전쟁 속에 신화가 뒤섞인 허풍담같은 이야기들, 그리고 각 챕터가 끝난 뒤 마다 들어가 있는 (작품과 전혀..는 아니고 거의 상관없는)잡학스러운 그림과 설명들,,. 

그래. 재미있었다. 밀리터리적인 덕질과, 신화적인 덕질이 작가 나름의 입담과 재치로 재미있게 풀려나간다. 뭐가 재밌느냐고 말하기 뭐하다. 있음 봐줘라. 





군화와 전선. 1: 마녀 바셴카의 전쟁

저자
하야미 라센진 지음
출판사
길찾기 | 2014-05-31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동부전선에 펼쳐지는 러시안 판타지 월드!타도해야 마땅할 오컬트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Posted by contentadmin :


별을 쫒는 아이는 개인적으론 정말 만족스러운 애니메이션이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미가 다 담겨져 있거든요. 그렇지만. 그런것들을 지적하기 이전에 스토리 먼저 짚어보죠.

우선 스토리 이야기해보죠 (네타가 들어갈까봐 자세히는 못말합니다만...일단 가보죠.)
아스나는 슌이라는 정체모를 소년과 친하게 지내게 됩니다. 하지만 슌이 죽었다는 것을 깨닫고 슬픔에 빠집니다.
그러던 어느날 슌의 동생 신을 만나고 새로 부임하게 된 정체불명의 교사 모리사키를 만납니다
그리고 아스나와 모리사키는 아가르타라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즐거웠던 한때.

이것이 스토리의 시작이죠. 
아가르타는 저승으로 묘사된 세계의 실제모습으로 보입니다. 혹은 고대인과 신의 지혜가 담겨져 있는 성지라는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이방인인 아스나와 모리사키에게는 그저 적대적인 공간이자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기 위한 관문이자 시련일 뿐이죠.
신은 그러한 그들의 과정을 방해하기도 하고 돕기도 하는 인물로 보이고 말이죠. 
그렇게 수많은 역경과 고뇌를 거치고 마지막 관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거기서 두사람이 다다르는 길은 다릅니다. 서로의 깨달음,혹은 집념이 달랐던 거겠죠


강한 집념이 보여서 오히려 슬펐던 모리사키.(왠지 라퓨타의 무스카가 겹쳐보이는건 왜일까요.)

사실 그 두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 무척이나 그리워 했습니다.
'사람은 모두 죽는다' 라는 말에 부정하는 선생의 모습과 슌이 떠났다는 것에 슬퍼하는 아스나 둘다 겹쳐 보이기도 하더군요.
하지만.두 사람의 감정표현은 달랐습니다.
아스나는 신과 함께 슌이 떠났다는것을 인정하며 그리워하며 울었고 
모리사키는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오르골을 돌리며 애써 감정을 삭히며 그녀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생명은 더 큰 생명의 일부가 된다' 라는 점을 깨닫고 '이별을 배우기 위한 여행' 을 갔느냐
'죽음을 인간이 극복할 수 있다' 는 생각으로 '그녀를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났느냐의 차이가 있곘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 안하겠지만 일반적인 신화의 결말과 비슷한데, 라퓨타의 결말과도 약간 닿아있는 듯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짠하더군요.보셔야 알 겁니다.

이러한 스토리에 세계관과 애정관계 및 소소한 일상풍경,모험중 닥쳐오는 여러가지 위험등으로 이야기를 재밌게 만들어 나갑니다.
이러한 전체적인 스토리라인과 중간중간의 에피소드와 깨달음들이 마음에 듭니다만 
이러한 사소한 디테일, 정말 오랜만입니다

p.s.그리고 아가르타라는 곳은 신카이 마코토를 전세계에 알린 '별의 목소리'에서 여주인공인 미카코가 가게 된 행성의 이름이라고 하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시리우스의 아가르타 행성이라네요)
이걸 보니 왜 '지하세계를 가는데 별을 쫒는 아이라는 제목이 달린건지 느낌이 오더군요.
주인공인 아스나는 과거 '별의 목소리'를 계승한다는 의미도 되고 '별'과 같이 멀리 떨어진 슌을 찾기위해 달려간다는 의미도 되겠더군요. 
왠지 이런거 알아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취미적인 부분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브리스러운 부분
이 애니메이션은 왠지 지브리스러운 풍경이 많았습니다. 몇개 짚어볼까요?

라퓨타 - 모리사키가 왠지 라퓨타의 무스카 (선글라스 끼고 다니며눈이! 눈이! 하던 그 양반)느낌
고대문명과 욕심을 가진 인간(뭐. 사적인 인간이지만.)
라퓨타는 공중세계 아가르타는 지하세계(둘 다 신이 거주했던 공간이라는 가설을 만들면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이'족이 왠지 거신병느낌.

나우시카 - 미미가 왠지 느낌비슷하군요. 아쿠아 알타라고 하는 물이나 자연공간이 왠지 나우시카의 벌레가 만들어낸 환경느낌

모노노키 히메 - 케차코아르(신이지만 곰, 괴물로 취급받은 존재) 
 몇몇 신들의 모습이 모노노키 히메에도 나온 녀석이 나왔군요. 처음 나온 곰(?) 악어(같이 생긴 고대공룡) 사슴, 인간 등등 말이죠
(이게 뭐. 신을 모델로 잡은 거지만 말이죠.)

그 외에 여러가지 공식적인 장면이 많았죠. 남자애랑 여자애랑 둘의 만남이 왠지 정형화된 만남이란 느낌이 드네. (지브리에서 남녀의 만남 남자 구원자이자 힘있지만 여자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하는...그런 느낌. 그렇지만 강인한 감정의 여자가 남자를 도와주는 그런거나.)

이런것들 말고도 좀 오밀조밀한 재미가 있죠. 밥을 먹는 풍경이나 오밀조밀한 분위기, 마을풍경, 사소한 디테일을 잘 잡아주는 모습등 평화로운 환경애니메이션적인 특징'지브리의 특징' 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가장 적절하게 잘 살려주었습니다. 


깨알같은 디테일을 보라!

또한 그림체 자체도 초기의 '찍으면 화보집'이란 배경은 그대로 살아있지만 케릭터를 좀 더 동글동글하게 살려내고 있었습니다.이런 그림기법은 기존 신카이마코토 팬들이라면 약간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새로이 보는 관객들에겐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얐죠.



신화적인 부분

이 애니메이션은 '신화'속에서 나타난 '저승' 의 이미지와 모험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여행기가 잘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론 쥘베른의 지구속 여행이 떠오르군요. 지브리는 로버트 스위프트, 신카이 마코토는 쥘 쥘베른... 뭐. 비슷하기도 합니다.)
일단 주요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아가르타여행기는 고사기와 비교되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신화적 요소를 보여주고있죠.
저승이 가지고 있는 '망자'와 '빛을 두려워하는' '저승의 인도자'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강'과 같죠.


신들이 있는 공간으로 표현된 공간입니다.

케차코아르라고 일컬어진 '신'들의 모습이 실제 고대의 신들의 모습과 겹치는 경우도 많았고요
'신의 배'라고 하는 부분은 왠지 모르게 '만신전'이라고 하는 개념(신화속 모든 신이 모여있는 공간이란 개념.)이 떠오르긴 합니다만. 신들이 전 세계의 배에 머무르는 개념을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마을 곳곳에 있는 풍경들에서 신화적 오브제가 묻어납니다. 집안에 걸린게 세피로스의 나무그림이고 난로에 있는 건 천사벽화. 신 브로치에 있던건 풍댕이 문양. 중간중간 있는 돌과 유적지, 그리고 지구의 중심에 다다른 핵과 명계의 경계는 고인돌...
곳곳에 깨알같은 신화적 요소가 묻어납니다. 한번 작정하고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종합.
이 애니메이션은 초창기 지브리가 가지고 있었던 미덕을 모두 보여주고 있습니다.
치밀한 조사, 사소한 디테일도 살리는 미덕등 제대로 된 승계를 합니다. 

하지만 지브리와는 조금 다른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케릭터, 어두운 분위기, 문명과 고대문명 둘의 문제점을 꼬집는 장면 신카이 마코토스러운 그림디테일등
다양한 강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보이는 빈 설정이나 약간 꼬인듯한 스토리부분들이 아쉬웠습니다
이것도 지브리 따라갈 필요는 없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지브리의 정신을 성공적으로 이어받은것 같습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

그렌델
카테고리 소설 > 소설문고/시리즈 > 소설문고일반
지은이 존 가드너 (웅진씽크빅,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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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 다시보기'라는 것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힌것 같습니다.
기존의 유명한 스토리,혹은 어디서 많이 봄직한 스토리라인을 어떻게 꼬아내서 새로운 재미를 주는 그런 작품방법 말이죠.

기사물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 돈키호테가 있겠고요, 아더왕 이야기에서 마법을 쏙 뺀채로 이야기하는...(아앍!이름이 기억이 안나군요. 죄송합니다.) 것도 있죠. 약간 애니/오락쪽으로 나가보자면, 마왕의 아들이 주인공인 '디스가이아'시리즈나, 슈퍼히어로물에서 자주 나오는 '악의 제국'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컬트 애니메이션 '매의 발톱단', 빌란이 정의로운 행동을 한다면?이란 가설을 보여준 '저스티스'등도있죠.

하지만 이 기술은 양면의 칼과 같습니다.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글감이나 제료등은 풍부합니다. (관련자료도 넘처나고 말이죠.) 하지만 그 '잘 알려진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 영향력을 벗어나는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그렌델이란 책은 그 역활을 충실히 해준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베어울프'에게 '과다출혈오마이숄더'로 죽은 '어떠한 무기로도 상처를 입힐 수 없는 괴물' 그렌델의 일대기를 보여줍니다.

그렌델은 '인간의 삶에 속하고 싶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동물이되 동물이 아니며,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경계에 있는 자'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그 '가장자리를 걷는 자'라는 자신의 상황때문에 인간이란 틀에 벗어나서 인간을 관찰하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역사','영웅심','전설','아름다움','이야기')를 관찰하거나 접하고, 용이나 세이퍼,운페르트, 웨알데오우,오크신부등을 통해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베어울프를 만나고 자신의 역활을 충실히 수행하고 죽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볼 수 있는,그리고 곱씹어 볼 만한 개념들은 많지만. 일단 제게 가장 와닿은 부분은 '타자화'입니다.
그렌델은 '인간이 아닌' '타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하는 행동'은 반대로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규정지어주고 인외적인 공포를 구현합니다.그럼으로서 그렌델은 '야수같은 존재' 가 됩니다.
이는 세이퍼가 창조하는 이미지보다 더욱 직접적이고 현실적이죠(이야기속의 괴물보다는 실제로 눈 앞에 보이는 괴물이 더 효과있겠죠.)
여기서 세이퍼의 반대적인 인물로 '베어울프'가 있습니다.
베어울프 또한 '인간이 아닌' '타자'이지만 '영웅'입니다. 그가 '하는 행동'은 인간이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행동, 능력을 보여주고 만인의 존경을 받습니다. 고로 베어울프는 '초인'이 됩니다.

자신의 입장,상황등을 통해 '자신의 역활'을 부여받고 그 역활에 충실히 산다고 생각을 해보면 이는 '기계장치의 신'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 다른 부분으로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보고 믿음을 가지고, 그 믿음으로 인해 대상이 규정지어졌다는 것은 '아시아라이가의 주민들'에서 봤던 개념이군요.(믿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힘이 세진다, 같은 거죠. 혹시 이 개념의 근원을 아시는 분은 댓글 부낙드림다.)이것 외에도 '영웅심에 대한 분석'이나 '전설이나 이야기로 규정지어지는 이야기'등등 한번 곱씹고 보면 재미난 부분들이 엄청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베어울프의 서사시는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지크프리트는 지만지랑 동영상으로 얼쭈 내용을 아는데...)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이야기에 대해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를 누리기가 힘든데다가 중간중간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어쩌면 '원작의 영향력을 벗어났다'라는 제 말이 틀린 말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원작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도 이 이야기만이 가지고 있는 메세지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누리실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

무도의전설과신화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서양사 > 서양문화사
지은이 피터 루이스 (황금가지,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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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줄임말 아닙니다.켁켁켁켁)
이 책은 무술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를 모은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이야기를 나누자면

1. 특정 무술이 생겨나게 된 이야기.
2. 무술의 달인들과 그에 대한 에피소드
3. 무술과 관련된 옛이야기(일화, 해당무술의 역사 등.)

입니다.
사실 무술관련 서적이나 민담서적들을 보면은 해당 무술이나 이야기에 대해 저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각주나 해설부분의 이야기가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아무래도 저자가 서양저자이다보니 이러 부분에서는 약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모든 에피소드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됩니다.
'무술을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몸가짐'
이것으로 말이죠.

일화를 하나 소개시켜드리자면 한 농부가 무사와 시비가 붙어서 며칠 후 결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농부는 걱정이 된 나머지 마을의 무술인에게 갔고 그는 '많은 기술을 알려줄 수 없으니 한가지 기술만 알려주겠다.
하지만 이 기술은 한번 실패하게 되면 무사에게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니 온 정신을 집중해서 사용하도록 해라'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결전의 날. 무사는 농부와 만났고 농부는 검을 들고 자세를 잡고 무사가 다가오기를 기다립니다.\무사는 농부가 덤벼들기를 기다렸으나. 농부는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갑자기 달려오다가 방향을 틀어도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농부는 한번의 기술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데 정신을 쏟은지라 무사의 행동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목숨이 걸렸으니까요.
무사는 그에게 절을 하면서 '도저히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고 하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떠납니다.

뭐...무술서적을 본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정신수양을 위해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세요.그게 편해요.
Posted by contenta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