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쌀쌀해지는 가을 밤, 산책을 다니다 하늘에 막대를 휘젓는 사람을 봤다. 이상한 사람이다 싶어 슬그머니 도망치려고 했는데, 막대끝에서 작고 빛나는 것들이 떨어졌다. 궁금한 나머지 그에게 물어봤다. "뭘 떨어트리고 있으신건가요." 그 사람은 살짝 놀란듯 나를 처다보더니 답했다 "아. 가을밤을 따고 있었죠. 조금 드릴까요?" 그는 능숙한 손으로 바닥을 훓더니 그것들을 내 손에 한웅큼 쥐어주고선 장대를 들고 떠났다. 그가 건낸 가을밤은 약간은 습한듯하면서도 반짝였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쪄먹기로 했다. 찜솥에 넣고 푹 찌자 포곤한 김이 따스한 냄새와 함께 올라왔다. 찜솥을 열자 밤에서 알록달록한 빛이 났다. 한입 베어물자 따스하고 훈훈한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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