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영화가 내릴때즘 된 지금에서야 고지전을 보게 된 것이 좀 그렇긴 합니다만. 그래도 봤습니다.
일단. '이제 한국 전쟁영화는 고지전으로 통한다!'라고 말한 카피가 자극적이던데. 진짜였습니다.

헤어진 형제(친구)와의 재회 - 태극기 휘날리며
매일 똑같은 전장에 와있는 느낌에 우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 알포인트
남한과 북한의 교류와 화해 - 웰컴 투 동막골
간부가 적 - 실미도
어떤 곳을 지키거나 되찾으려고 하는 것  - 포화속으로
숨겨진 비밀과 그걸 찾으러 온 조사관 - 공동경비구역 JSA

오오! 최근 한국 전쟁영화가 다 있어! ㄷㄷㄷ
(뭐. 용서받지 못한자나, GP506등등 없는 것이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칩시다.)
 
뭐. 위의 이야긴 농담이고. 정말 좋은 영화였습니다.

참호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가마캠을 만들어서 운영했다지요.
그것덕분인지 참호를 뛰어다니는 모습이나. 산을 뛰어다니는 장면이 실감나게 보였죠.
그리고 그 수많은 시체들의 산과, 폭파신들을 제대로 보여준 특수효과도 멋졌습니다.

또한 연기들도 멋졌습니다.
차승원과 고수가 벌이는 감정대결과 북한군 간부 현정윤이 보여주는 연기들.
그리고 여러 조연들이 보여주는 연기들이 하나하나 돋보였습니다.
독립군도 다녀봤다는 이북출신의 상사나, 새로 들어온 신병이 군대에 물들면서 능글맞은 군인이 되는 부분,
포항에서 몹쓸일을 겪고 약물중독에 걸린 중대장등등 참 좋았죠. 
제대로 된 전장의 모습과 공포, 공황등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차태경은...좀...
아니.연기가 안좋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타이밍조절이 안좋았던 것 같습니다. 
차태경이 여자라는 것은 초반에 옥수수건내는 장면과 '2초'의 등장으로 어느정도 눈치를 챈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차승원이 '2초'를 만나고 여자임을 깨달았던 장면과 북쪽에 저격을 하고 돌아갈 때 얼굴을 보여줬는데. 너무 공개가 일렀습니다.
최소한 고수가 북한군 여자사진을 뺏아서 애인할거라고 말한 다음에 저격수의 얼굴을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 이전에 차태경이 여자여야 했을 필요가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차태경과 고수가 서로 가지게 되는 감정적인 어긋남이 영화를 애잔하게 만든것은 사실입니다만. 글쎄...그리 큰 효과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흐름은 좋았습니다. 
사람의 감정을 밀고 당기는 완급조절이 제대로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마치기 마지막 30분에 보여주는 감정흐름이 참...강력합니다.)
수많은 남성식이 죽어나가고, 이놈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동지들의 모습.수없이 반복되는 고지쟁탈전...
전쟁의 마지막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 같습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상세보기

주말에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를 보기로 했다.
어떤 영화를 볼까 하다가 라디오스타와 왕의남자를 즐겁게 보신 어머님께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괜찮다더라.라고 한마디 던지셨다.
이준익감독이니까 괜찮겠지. 황정민이가 연기를 기막히게 잘한단다. 등등 꽤 기대가 크셨던것 같다.
개인적으론 만화원작을 본지라 '이걸 2시간안에 담긴 힘들텐데...어쩔까?'하는 불안이 컸지만.
가족과 함께 나가서 본 한국영화는 무조건 재미없다는 이상한 신념의 아버지께 그래도 칼싸움하는게 볼만하답니다.라고 설득해서 갔다.

(아버지의 취향이 스포츠/액션/다큐멘터리라는 극과극의 취향이신지라
같이 가서 본 똥개, 정승필실종사건, 밀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등은 별로...하시는
그렇지만 가족들끼리 보러간 북극의 눈물, 지구, 배트맨리턴즈는 이야. 잘만들었다. 하셨고.
친척분들도 모시고 같이 보러간 친구,워낭소리,국가대표등등은 재밌게 보셨기때문에
가족들과 한국영화보면 안된다.라는 묘한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그 결과.
아버지는 '내 다음부터 한국영화보러가자카면 안갈끼다!이거. 이야기를 꼭 이상하게 엮어가지고서리...'라고 하셨고.
어머니는 '그래도 화면이나 소리는 괜찮더구먼요. 그 봉사연기한 애도 능청스럽게 잘하고...'라고 말하셨고
나는? 차마 어머님말 거들어드릴수는 없어서 '그래도 가족들끼리 나오니 안 좋습니까...'라고만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별로다.

연기를 따지자면.
황정민
흥했다.
황정학이 황정민의 거죽을 쓰고있는건지 황정민이 황정학연기를 하는건지 모를정도로 열연을 펼쳤다.

차승원
좀 아쉬웠다. 연기는 매우 적절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보여준 범인연기와 혈의 누에서 보여준 선비느낌이 잘 조물조물되었다.
하지만...그래. 이건 시나리오문제니까 빼자. 
 
백성현
감독님...왜그러셨어요...
페이스가 훤칠한건 그렇다고 치자. 그렇지만 견자느낌이 전혀 안났다.
견자라는 케릭터에서 고함지르는거랑 폼나는 장면들 몇컷, 얻어맞는장면 몇컷정도만 때서 붙인것 같다.
나머진 전혀 안살았다.

한지혜
연기만 보자면 한컷의 연기는 그럭저럭인데  컷과컷이 연계되지 않은 느낌이 든다.
스토리문젠지 배우문젠지... 논외.

조정씬은 매우 멋졌다. 지대로 살렸다. 동인서인이 툭탁거리면 김창완이 툭 던져주고....멋졌다.


영상
좋았다. 아름다웠다. 만화책에서 본 느낌이 안났지만... 그건 내가 만화책을 먼저봐서라고 치자.

스토리
...여기서 망했다. 지대로 망했다.
견자가 성장해나가는 부분이 너무 적었다. 이몽학과 백지,견자간의 이야기구도가 희미해지고 황정학과 이몽학의 연결구도가 강화된 느낌이 심하게 난다.
황정민이 연기를 잘하긴 했지만. 빠져줄때 적절히 빠져주지 못했다.
견자가 성장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밀어붙여서 이야기를 급하게 마무리지으려고하는 느낌이 강했다.
뭐랄까...이거 님은 먼곳에서의 데자뷰가 느껴지는게...쯥...

결론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나왔다는게 의의를 두기로 했습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