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여행기는 책을 보기전에 생각했던, SF 와 일상이 섞인 농담집과는 거리가 멀다.
이야기 속 일상은 SF와는 약간 안 어울릴 것 같은 사소한 문제가 있다.
소원해진 인간관계, 반복적인 사고, 무언가 다른 일상 등등.
그렇다면 SF 가 이 사소한 문제들의 원인이거나, 문제의 극적인 해결, 혹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들여야겠지만, 아니다. SF는 단지 이야기의 일상속에서 인물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그래. 다른 시선을 보여줄 뿐이다.
인물들은 SF가 곁들여진 일상에서 자신의 선택을 하고, 한발씩 나아간다. 그 세계가 어디든. 다른 것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조금씩 나아간다.
인물들의 문제에 SF 가 더해지지만, 변화를 결정하는 것은 인물들이고, 세계는 그들을 따스하게 비춰준다. 이런 글의 느낌은 잔잔하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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