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하늘을 만화책으로 봤는데 알고보니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하고 있더라. 오호. 애재라...
(만화연재 링크 :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08261&weekday=sat )
하여간 윤인환의 심연의 하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이야기의 중심은 재난에 빠진 서울, 그리고 그 속 주인공인 남자애와 신혜율이란 수시합격한 고3여고생이다.
(남자애는 나중에 이름 나오지만, 안보신분들을 위해 굳이 말 안합니다. )
서울은 매우 심각한 재난에 빠져있는 것 같다. 벌레들이 나오고, 용암이 흐르며 건물들은 바닥으로 꺼져있다. 곤충출현? 싱크홀? 용암폭발? 그 어느것도 이 재난에 대한 설명은 되지 못한다. 정부에서는 별 말이 없고, 사람들은 죽어있다. 한국적인 재난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한국에서도 있을 법한 재난이고 각 설정들은 충분한 설득력을 보여준다.
그 속의 두 주인공인 기억상실증 걸린 남자애와 신혜율이라는 케릭터는 재난물에서 전형적이지만, 그만큼 인상적인 인물들이다. 둘은 똑같이 재난을 만났으나 위치는 다르다. 남자애는 60일 동안의 기억이 없어서 재난상황들에 대해 이해를 해 나가며 적응해나가려고 한다. 독자인 우리들은 남자애를 통해 재난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해 나가고, 그와 함께 사건을 만나게 된다. 신혜율이라는 인물은 이미 재난상황속 여러 위기속에서 살아남은 여고생이다. 그렇기에 현재 상황에 익숙해져 있지만 익숙한 만큼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재난이 일어나기 이전의 어떤 사건떄문에 죄책감도 가지고 있다. 혜율이 겪는 죄책감이나 고통은 한국에서 있을 법한 고통과 고난이고, 그녀가 겪는 문제들 또한 위와 같은 재난이 한국에서 있다면 취할 수 있는 것들이다. 독자는 두 사람이 각자의 생각이나 고민들을 통해 여러가지 사건을 겪고,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재미를 느낄 것이다.
만화의 장면들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하늘은 보이지 않고, 만화 속 빛들은 휴대폰이 다고 각각의 화면들은 짙은 파란색 계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어둠을 통한 과감한 생략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잔인한 장면들의 대비로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마치 <드래곤 해드>의 초반 터널 속 기차신이나 다음 만화속 세상의 <아귀>의 지하도와 같은 분위기가 들 정도이다.
특히나 이 작품은 책이나 휴대폰이라는 매체를 통해 화면의 효과가 극대화 된다
아래 화면들을 비교해보자
인터넷 창으로 봤을때의 화면이미지
모바일로 봤을때의 화면 이미지
만화책(혹은 e-book)으로 봤을때의 화면이미지
(위 3이미지 심연의 하늘 2부 참조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8261&no=3&weekday=sat)
위의 이미지 연결은 각각 차이가 있다.
우선 인터넷창으로 보았을 때에는 각 페이지들이 길게 연결되고, 중간중간 어둠이라는 공백을 통해 이야기의 끊김을 줄이려고 한다.
하지만 웹페이지로 본 화면은 어쩔 수 없이 좌우의 공백을 가지고 갈 수 밖에 없고, 그 때문에 이야기의 집중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모바일이미지는 어떠한 공백도 없이 깔끔하게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다음페이지와의 연결을 통해 화면의 끊김이 생기게 되고 이를 통해 이야기의 긴장감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만화책(혹은 e-book)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는 다르다.
출판사는 만화 속 이미지를 어둠으로 구별되는 페이지단위 그대로 끊어내 만화책으로 보여준다.
언뜻 보면 매우 단순무식해보이는 만화책 제작법이지만, 이는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된다.
이야기의 끊김은 2 페이지의 연결을 통해 최소화되었고, 만화책의 공간 속에 여백은 없다.
그 덕에 작품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어둠은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된다.
스토리작가인 윤인완작가님이나 그림작가인 김선희작가님이나 책을 통해 작품을 출판한 경험이 있는 작가들인지라 페이지 단위또한 정확하게 계산된 듯 하다.
만화책을 본 뒤 웹툰을 정주행했지만. 2부가 책으로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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