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여러 장르들이 국내에 들어와 성공적으로 변한 예들은 과거에것만 찾아보더라도 꽤 많죠.
무협으로 말할것 같으면 외팔이 검객을 국내버전으로 바꾼 외다리 검객이나 죽음의 다섯손가락같은 고전 영화들을 꼽을것이고, 느와르도 조폭코미디에 묻혀서 그렇지. 박신양이 나온 킬리만자로도 좋고, 초록물고기도 괜찮고 달콤한 인생 등도 있죠. 서스팬스 스릴러를 말하자면 '하녀' '충녀' 등의 시리즈를 찍은 신상옥 감독님의 작품을 들 것이고. 호러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나라 스타일에 맞춘 월하의 공동묘지나 여고괴담등이 있죠.
이렇게 외국의 장르나 스타일을 국내에 들여와서 성공한 사례는 많죠. 그렇지만... 서부극의 느낌은?

외딴 곳을 찾아 온 사연이 있어보이는 한 남자. 애마를 멋지게 몰고 들어와서는 한바탕 피비린내를 예고하는 몸싸움을 한번 보여준 뒤 사라지고. 그를 멀리서 지켜보는 여인. 악당의 간계에 빠져 위험에 처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아 악당과 마주보고서는 최후의 한판...

뭐. 이런식의 이야기 다들 아시잖아요. 그 작품만이 지니는 뭔가 쓸쓸하면서도 멋진. 그러나 유치하지 않고 어느정도 무게 있는 그런 이야기...예전 작품은 제가 식견이 없어서 잘 모르겠고, 들자면 '놈놈놈' 과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열차를 타라' 가 있겠죠. 놈놈놈은... 성공적이였습니다. 서부 활극이 제대로 살아있었습니다. 인정.  
그리고 다찌마와 리... 역시 인정. 옛날 '삐'(B라고 해서 다 같은 '비'가 아닙니다. '삐'라고 해야 맛이삽니다.) 급의 무게감과 스타일들을 꾹꾹 눌러담아 연기를 펼쳤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둘다 뭔가 부족하지 않습니까? '놈놈놈'은 왠지 서부대신 만주에서 펼처지는 보물추격전 같은 느낌이 들었고, 다찌마와 리는 옛맛을 제대로 살렸지만. 어느정도 희화가 있었죠. (뭐. 오락성과 대중성을 살리기 위해서인것같습니다만...아쉬운건 아쉬운거고요.)

하여간. 뭔가 딱 아쉬운, 고기만 구워먹고 냉면을 못먹은 듯한 그 묘한 찝찝함을 달래줄만한 영화가 나왔으니. 바로 철암계곡의 혈투입니다.
오프닝 한번 보시죠.



네. 썰이 무지하게 길었습니다. 하지만.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회장님 밑에서 돈만 받으면 뭐든지 다하는 악당 귀면과 그의 동료이자 동생인 작두, 도끼. 
그들에게 가족이 몰살당한 철기는 그들에게 잔혹한 복수를 하러 갑니다.
단지 그 뿐인 이야기이고 서부영화뿐만 아니라 흔해빠진 스타일의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강렬합니다.
공구로 악당들을 '조지기 시작하는' 장면들도 거친 맛이 나고, 화면도 쓸데없이 화려하거나 어지럽지 않아 군더더기가 없고, 
그 모든 폭력이나 살인도 나름의 '씁쓸함' 과 '애잔함' 혹은 '씁쓸함' 들이 베어나옵니다.
(굳이 그렇지 않은 장면을 들자면 토끼잡아먹을때??)


각각의 케릭터들도 제대로 잡혔습니다.
주연급 이외의 케릭터들만 이야기하자면, 귀면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자기 아빠 돈 많으니까 그거 훔치고 나르자고 자꾸 꼬셔대는 약먹은 애나, 귀면밑에서 별의 별 뒤치다거리를 하지만 결국 자기 애인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 용기를 내는 동네건달이나, 절의 스님이랑 친하지만 스님을 죽였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숨어있는 사냥꾼이나 다 자기만의 사연과 목적이 있습니다. 
또 각각의 케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도 마치 그 케릭터가 된 것 마냥 움직입니다.
(개인적으론 귀면과 도끼의 연기가 멋졌습니다. 마치 진짜 악당인것 마냥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담아낸 화면은 어떻고요.
도박과 유흥이 판을 치는 서부의 개척촌 대신에 도박으로 몰락한 탄광촌을 대치해 놓은 듯이 그 모든 것들이 보는맛이납니다.
탄먼지가 뒹굴고, 폐건물속에서 결투가 벌어지고, 계곡대신 깎아지를듯이 쌓여있는 탄더미들, 사람이 안 살것 같은 마을
회장님이 사는 어느 공방, 잔혹극이 벌어지는 암자와 풀밭의 긴장감...보는 맛이 굉장합니다.

한번 보실생각 있으신분들은 인터넷 굿 다운로드를 이용하세요.
전 영화도보고 다운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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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이야기를 잘 살린다는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저는 이와 같은 '숨어있는 첩보원, 혹은 첩자가 자신의 자리. 혹은 정체성을 찾는데 고뇌한다' 같은 스토리를 많이 본것도 아니고. 기억도 가물가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스토리는 이전 홍콩느와르부터 무간도, 심지어 국내의 유감스러운도시까지 너무나도 많죠. 
그렇습니다. 많이 본 스토리라인입니다. 
관객들도 감독들도.지겨울수도 있고. 익숙해질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이런 스토리를 풀어나가는걸까요?


재밌기 때문이죠.
주인공은 집단과 집단속. 개인의 고뇌, 그리고 사건이 생기면서 증폭되는 고뇌와 자아정체성 찾기등등 다양한 자기경험을 겪게 되는데. 이정재는 그 연기를 충실히 해냈습니다. 
거기에  인간성을 버리고 끝없는 의심을 하면서까지 '작전' 을 성공시키려고 하는 경찰쪽 인물 최민식과 
가벼워 보이고 개그스러운 성격이지만 오랫동안 한솥밥 먹으면서 자란 주인공을 믿는 건달쪽 인물 황정민은 이정재를 끝없이 고민스럽게 하는 인물들입니다. 


혹자는 출연진빨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연기를 때고보더라도 그들의 상황은 좋았습니다. 
뭐. 각자의 배우가 가진 연기아우라가 나오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만. (특히 최민식과 황정민)

거기에 몰래접선하는 바둑사범이나 이중구같은 조연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연기로 케릭터의 기운을 마구 뿜어냅니다. 
그런 기운이 이야기를 취하게 하는데는 도움이 됩니다.
(웃음포인트로 온거같은 연변거지는 초반보단 후반부같은 느낌이 많았으면 좋았을거 같고. 
주인공 부인의 케릭터도 좀 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되어도 괜찮았을거 같습니다만 이런 지적질할만한 글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


그러나 딱히 문제잡을것 없는 부분에서 굳이 한가지 문제를 잡자면. 신의 전환입니다. 
신의 전환이 불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반복되었죠. 
차안에서의 신처럼 안정되게 떠드는 장면등이 있기는 했지만. 이정제가 황정민에게 의심을 받는 장면같은 경우는 그런 느낌이 확연하게 들었죠. 
거기에 액션신을 이야기하자면...예를 들면 올드보이의 망치무쌍에 버금간다고 홍보하고 있는 주차장+엘리베이터 신과 같은 경우는...네. 확실히 영상 좋습니다.
액션의 흐름같은것도 나름 맛도 나고요. 하지만. 다른 신의 개입이나. 불필요한 시점의 전환등이 조금씩 보여서 액션이 끊기는 맛이 났습니다. (뭐. 그만큼 중요한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었다지만 액션신에 힘을 좀 더 줘도 되었는데...싶었습니다. )
그렇게 액션신에 힘을 더 준 부분이 엘리베이터 부분같았습니다. 대놓고 멋진...아니 처절한 황정민의 연기가 멋졌습니다. 

뭐. 다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적절한 케릭터에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이 멋진 영상속에서 연기하셨다.
기본중의 기본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기본에 충실하단게 얼마나 힘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신다면 이 영화는 더 빛나보이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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