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테리오스 폴립 - 10점
데이비드 마추켈리 지음, 박중서 옮김/미메시스


이 그래픽 노블의 시작은 자신의 집이 불타는 데서 시작한다.그는 불타는 자신의 집을 보다가 갑자기 길을 떠나게 된다.
쌩뚱맞지만 그렇게 시작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그는 정처없이 떠나게 되고 자신을 되돌아본다.


주 인공인 아스테리오스 클립은 논리적, 이성적, 이분법 적인 삶을 사는 건축학교수이다. 이 이분법적인 삶은 태어나기 전 자기와 함께 뱃속에 있었던 죽은 쌍둥이 이그나지오에 대한 무의식적 갈등으로 보인다. 그러한 갈등은 자기 자신을 촬영한 비디오를 통해 자신과 그 쌍둥이와의 삶을 의식적으로 분리시켜놓고 그 상태로만 살고 있었다. 하지만 비디오가 불타버림으로서 자신을 이분법적으로 둘 수 없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관찰하게 되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자신의 세계관인지. 죽게 된 동생의 세계관인지.


그 러한 그의 생각에 맞춰 그는 여러가지 사건을 겪게된다. '이 우주의 모든 사물은 나머지 모든 사물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라는 '여신'의 말처럼 그가 자기 세계관의 혼잡을 겪게되자 '한 세계의 세계관이 다른 사람의 세계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며 자기 세계관을 성립할 수 있도록 세계가 도움을 줬다. 그는 자동차 수리공이 되었고, '여신'을 만났다. 그들의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태양열 케딜락을 구했고...그리고...

소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렇게 복잡하면서도 머리아픈 이야기가 살 수 있었던 데에는 훌륭한 이야기흡인력도 흡인력이지만 그 이야기를 살릴 수 있도록 한 이미지에도 한마디를 해줘야 할 것이다.



이 글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전체적으로 각각의 이미지가 잘 결합되어...아니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있다.
그리고 그러한 결합은 각각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그림체, 글씨체등으로 분리되어 특색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개개인들이 보는 시선을 나누는 구도 또한 멋지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구도를 적절히 분할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아스테리오스와 하나의 파국을 '오르페우스'이야기로 연결한 것은 이미지 표현의 절정이다.
(보실분들을 위해 자세한건 안올리겠습니다)

제법 굵은 책과 꽤 비싼 가격이 보는 것을 망설이게 하겠지만... 그래도 꼭 보라. 그래픽 노블을 새로이 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contentadmin :

혜성을닮은방
카테고리 만화 > 그래픽노블
지은이 김한민 (세미콜론,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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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여기저기 서성이다가 혜성을 닮은 방을 봤습니다.나름의 그림체라던가. 느낌이 어디선가 많이 봤다 싶었는데.
예전에 GQ에서 소개한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걸 잡았고... 오랜만에 차원이동 했습니다.

우선 이야기는 3가지 시점을 비춰줍니다.
주인공인 무이의 현실속 모습. 무이가 주로 머무는 가상적인 공간(무엇을 뜻하는 가상공간인지는 말씀 안드리겠습니다. 스포일러거든요.), 누나라는 여성이 에코어를 익히는 과정. 이 세가지이죠.

현실속의 무이는 가벼운 자폐증을 앓고 있고 유명한 상담가인 엄마의 편지글을 대필해주는 일을 하면서 지내다가 부모가 무이를 독립시키고 밖에서 혼자 살아갑니다.
가상공간에서의 무이는 자신의 이동수단 혜성과 자신의 친구 소우주를 태우고서  에코도서관이란 곳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의 책을 빌리죠. 그러던 도중 그에게 여러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누나는 면접을 보게되고 그의 동료DJ와 함께 에코어라는 언어를 배웁니다.

어찌보면 복잡할것 같지만. 작가의 훌륭한 상상력과 연출력이 이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그리고 더욱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식의 실험적이고 효과적인 메세지 전달방식은 화보집으로서의 가치도 있지 싶습니다.



또한 책에서 나오는 작가의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소재(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책 한권을 이루고 있다면? 상상과 현실의 세계를 드나들 수 있다면? 내가 찾는 물건은 왜 없는거지?등등)는 보고 또봐도 감탄스러웠습니다.



단순히 미국의 만화책을 그래픽노블로 번역하여 들어온 것이 아닌 '그래픽노블'이란것은 어떤것인지. 그리고 그래픽노블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어떤것이 있는지를 알고싶으시다면 이책을 꼭 봐주시길.

Posted by contenta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