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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05 지슬 - 끝나지 않은 이야기

말 많은 영화, 지슬을 보러 갔습니다.

영화는 4.3사건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이 사건은 국내의 대규모학살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죠.
저도 솔직히 고등학교 국어문제집에서 4.3사건을 다룬 '순이삼촌' 을 보고서야 사건에 대한 교육을 받았죠. 
(학교서 근현대사를 안배우다보니, 혹은 제가 국사를 잘 못하다보니 그런진 모르겠지만. 다른수업때 따로 배우진 못했던거 같습니다.)
그런지라 4.3사건에 대해선 그리 깊은 생각을 가지질 못했습니다.
이 작품이 아니었다면 4.3사건에 대해서 그리 깊은 생각을 못했겠죠. 감사합니다
(참고로 4.3사건을 다룬 비념이라는 영화가 오늘 개봉했더군요. 담에 시간날때 그걸 볼까 싶습니다)

인물구도에 대해 말해볼까요. 인물구도는 짐작하시다시피 대칭적입니다
산에 숨어사는 사람들은 참으로 순박한 사람들이죠. 
국군들이 마을에서 반동색출작업을 해대고 동네에서 가져온 감자(사투리로 지슬)을 먹으면서 버틸 수 밖에 없어도,
집에있는 부모님, 돼지걱정에 마을을 내려가야되겠다면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지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이 죽어나가는 아픔이 있더라도... 도망쳐 나온 국군에게 분풀이를 하는 대신에 치료도 해주고 지슬도 주는 등 친절을 배풉니다. 
그중에서도 나쁜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들조차도 순박함과 약간의 어수룩함을 완전히 잃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벌인 일을 후회하기도 하고 말이죠. 

집에서 가지고 온 지슬도 동네사람들에게 다 주고, 못먹는 사람들이 있으면 자기 가진것 덜어서라도 먹이는 순박한 사람들입니다. 


군인들은 두 부류인데. 
한쪽은 폭도들을 진압하는데 힘을 쏟아대며, '빨갱이 새끼 한놈도 잡지 못하는 놈'에게 옷도 안입히고 보초를 새우거나 먹을것도 주지 않는 부류,다른 한쪽은 그런 폭도진압에 의문을 품고 '저사람들이 폭도로 보이냐' 라며 상관에게 대들거나, 
먹을것도 종일 먹지못한 동료를 위해 먹을걸 훔쳐주거나, 마을주민들이 도망쳐나올때 총을 맞아가면서 그들을 도운 병사들입니다.
두쪽 다 당시 군인들의 잔인했던 군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보셔도 되겠군요.
(하지만. 이부분이 문제가 될 것이 '진짜로 빨갱이들과 내통하는것인줄 알았던 군인' 이였다면? 이란거죠.
어머님이 빨갱이 때문에 죽었다는 트라우마도 있었겠다. 빨갱이들을 소탕해라고 했으니 철저하게 해야 한다. 
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박혀있었을수도 있었단거죠.
뭐. 그렇다고해서 사람들 죽인게 정당화 되겠냐만은 말이죠)

하지만 이 군인들중에서도 인간적인 면을 지닌 사람들도 있는데요. 저게 폭도로 보이냐며 '폭도사냥'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인 반항, 혹은 탈영등을 하지만...네. 여기까지.
마지막으로 주목할것이. 통통한 병사 정길이.
그는 제주도 물항아리인 허벅을 이고 걷거나, 물을 들고 서있거나, 총을 두개 들고 서있는등 모든 사건의 관찰자적인 위치에서 군인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눈물흘리고, 공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죠.(이건 스포일러라 생략)

위와 같은 인물들의 조합인지라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우울한 분위기속에서도 새어나오는 해학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새어나온 해학이 스토리진행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닙니다
군인들이 습격해 오는 와중에서도 좁디좁은 구덩이에서 좁다고 아우성대거나.
동굴에서 숨어지내면서도 동네 돼지랑 결혼시켜야되겠다고 농을 던지는 식으로 개그를 던지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거나
'내가 말다리 아녀' 라며 총알보다 빨리 뛸거라는 농담이 이후 슬픈 상황으로 만들어지건,
아래에서 얻어온 '감자' 를 먹는 순간에서도 그 '순박함' 과 '해학'은 오히려 이야기의 느낌을 고조시켜줍니다

저 상황이 분명 밝은 장면은 아닌데. 웃는 사람들 여럿 있더군요. 저도 그렇고.

그리고 이 작품의 스틸샷은 컬러지만 영화는 흑백입니다
조도와 명도만으로도 화면의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특히나 동굴에서의 신이나 국군의 마을 수색신같은 경우에서는 그런 장점이 잘 드러납니다.
화면에서의 느낌이 연기나 화면전환등으로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고, 다시 또다른 느낌이 등장하고. 하는 식으로 
화면의 흐름이나 진행이 매우 매끄럽습니다. 느낌도 좋고요. 
초반촬영이 컬러였던거 같은데 이를 흑백으로 바꾼건 참 영리하고도 좋은 결정 같습니다. 



또 작품의 의의이자 작품 전체적으로 풍겨지는 4.3사건으로 돌아가신 이들을 위한 느낌도 충분했습니다.
제사나 차례를 지낼떄 자주 쓰이는 용어인 신위,신묘,음복,분축으로 파트를 나눈것이나
(이었나? 순서나 명칭 틀린부분은 지적부탁드립니다)
마지막에 '백색연기' 가 되어  보이지않게되는 사람들의 모습같은 것들이 제사의 느낌이 확 살아났습니다.

원래는 지방 태운뒤에 음복하지만. 영화에서는 '감자'를 '음복' 하고 지방을 태우므로 제사 순서상의 지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멋진 라스트신이 나온거죠

이 영화 ...결론적으로 추천입니다.
하지만 어떤쪽에서는 지슬의 평을 너무나도 깎아내리려고만 하고. 다른쪽에서는 그에 맞서 이 평을 올리려고만 하는군요.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직접 보시는 분이 판단내리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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