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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의 표지를 봅시다.
표지에는 어떤 사진이 있습니다. 커다란 무언가가 사진의 정 중앙을 차지하고 있고 주변에는 건물들이 있습니다.
'어?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고 약간만 보신다면 이게 구멍이란걸 아실겁니다. 이건 바로 싱크홀이라는 구멍입니다.
싱크홀이 뭐냐고 하면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면서 땅이 꺼지는 경우를 말하는 거죠.
이야기는 특이하게도 위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후를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전 인물들이 겪고있던 평화로운 (혹은 안좋은) 일상을 보여주고
'사건'이 일어난 후 그 사건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이들을 구해내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난 장소 또한 양미자회장이라는 물질적 욕망이 강력한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최대한 끌어들인 시저스 타워라는 제국이죠.
그러한 개인의 욕망이 담긴 제국이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렸다는 것도 멋들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와 공간이 둘로 나누어져 각각을 대조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전체적인 비율을 하나씩 들어가며 이야기를 하자면
인간과 자연의 힘을 들자면
인간의 욕망보다 더 강력한 자연의 힘 그리고 그 자연의 힘보다 강한 인간의 힘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양미자 회장이라는 한 개인이 자신의 욕망을 이뤄내기 위해서 자신의 재력을 쏟아부어 '바벨탑' 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그 '바벨탑'은 결국 무너지게 되죠. 아직 첫날이라 사람들이 다 들어오지야 않았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다쳤죠.
하지만. 이러한
'자연의 힘으로 인해 인간의 욕망이 무너져 내리지만 그러한 시련을 극복해주는 것은 사랑이다. '
네...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 이야기 구도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구도를 잘 살려주시니 그닥 걸리적 거리는 부분이 없습니다.
역시 구조하는 사람 위주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 부분에서 구조하는 인물들과 재앙을 당하는 인물들.
이 둘간의 관계를 이야기 하는데 집중이 되었기 때문이였던것 같습니다.
바깥에서 그러한 재앙을 보게 되었을때의 충격과 절망. 그리고 그들을 구하겠다는 의지 및 계획
그리고 그들이 사람을 구조해내는 장면등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생각을 해보니 이야기가 자연과 인간의 갈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갈등과 그 해결과정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여러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갈등구조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공간화 되어버린다고 할까요.
혁이 영준을 구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가족에게 더 잘해주지 못하는 산사람으로서의 약점또한 그가 가족을 구하러 오면서 화해를 겪게되죠.
동호가 민주가 겪고있는 사랑에 대한 갈등과 미묘한 문제는 동호가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해내서 더욱 견고해 집니다.
또한 동호가 엄마와 겪게되는 모자간의 갈등 또한 동호의 말과 자연재해공간에 들어간 동호의 모습으로 인해 해결이 됩니다.
모든 사건이 완전히 해결된건 아니죠. 하지만 그들은 소중한 것을 찾았습니다. 서로간의 인간관계 말이죠.
음...제가 재난소설분야는 접하지 못했지만 재밌게 봤습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센스있는 재난소설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사건 발생전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싱크홀이 발생해서 시져스 타워에 갇히게 된 엑스트라와 같은 인물들이나, 그 환경에서 일어나는 여러 다양한 사건들등
'자연적 시련' 이외에도 '공간속에서 나약해지는 사람들' 과 같은 시련을 준 다음 '그러한 것들을 극복해 낼 수 있는 모습' 인 '사랑' 을 보여줘도 재밌었을것 같은데 말이죠...아쉽습니다.
p.s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생각나는 영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기존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재난영화가 아닌 봉준호감독의 '괴물'말이죠.
사람과 사람이 가지고 있는 원만하지 않은 관계가 인간의 힘을 초월한 재앙을 만나고,
그러한 재앙속에서 소중한 사람을 위해 서로의 힘을 합쳐 그 재앙을 극복해 나가려고 하는 모습 말이죠.
소중한 사람을 '다' 구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서로가 하나가 되게 되죠.
뭐. 그럴듯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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