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의 전성시대.


영자의 전성시대라고 하는 걸 개그프로그램으로 아는 사람들은. 

그러니까 이영자와 홍진경이 버스안내양복장을 하고 '뛰뛰 빵빵 뛰뛰 빵빵' 하고 춤추던 장면을 혹시 기억하시는 분들은 자랑스러운 80년대 출생자들이시라고 생각하시고.

제가 말하려고 하는건 그거보다 더 이전의. 베스트셀러로도 팔렸던 75년에 개봉했던 영자의 전성시대의 영화를 이야기하려고 하는겁니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원작부터가 신파적입니다. 

월남전에 다녀왔다가 때밀이를 하고 있는 창수는 영자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처음 만났을때 공장사장의 식모였던 영자는 공장사장 아들이 영자를 덮치고 영자는 집에서 쫒겨납니다. 공장시다, 버스안내양등 별의별 일을 하다가 버스사고로 인해 한쪽 팔이 날아가고, 588에서 외팔이 창녀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창수는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지만 그녀는 빚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그녀는 방에 불을 지르고 죽습니다.


원작을 본지가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스토리가 맞을겁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고자 서울에 오지만 온갖 수난을 겪는 영자, 아무리 노력해도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던 영자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줬죠. 그건 그녀를 사랑하던 창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장에서, 월남에서. 때를밀면서 돈을 모으지만 원하는 목표는 이루지 못합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좀 더 현실적이지만 더욱 긍정적이고 밝게 그려내려고 한게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입니다. 

원작이 워낙 암울한지라 이대로 영화관에 틀어줬다간 무슨 사태가 날지 몰랐겠죠.

그리고 암울한 시대를 반영하기만 한 원작을 벗어나서 희망찬 내일 새로운 미래 뭐 이런걸 그리고 싶었겠지만...그거 때문에 이야기가 세련되게 변하긴 했지만 느낌이 조금 그렇습니다.



원작의 영자만큼이나 이 영자도 서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희망이나 긍정적인 모습이 약간이라도 보이죠. 

예를 들면 영자가 공장에서 일을 하고 방을 얻어쓰는 언니와 배를 부여잡고 웃는 장면이 있습니다.

월급을 받았는데. 이돈 저돈 떼인거 다 갚으니 동전 몇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배를 부여잡고 웃어야지. 별 수 있습니까. 


또는 영자와 함께사는 언니가 집에서'일'을 할때 잠깐씩 들리는 단칸방의 주인이나, 때밀이일을 하는 목욕탕의 보일러기사인 최불암이나 영자와 창수의 마음이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고 조언을 해주거나 약간의 도움이라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작의 주인공들보다 더욱 좋은 환경이죠.


그리고 창식도 영자에게 원작보다 더욱 많은 도움을 줍니다. 성병치료도 해주게 하고, 그동안 못 받는 손님값을 자기가 대신 치릅니다. 쫒겨난 영자도 자기 숙소에 재워주기도 하면서까지 많은 희생을 합니다.


그리고 결말의 해피앤딩은 꽤 황당할 정도인데. 원작인 조선작의 소설결말에서는 영자는 화재로 불타죽고 창수는 그런 영자를 슬퍼하면서 끝나는 이야기와는 달리 영화는 기차를 향해 뛰어내리려고 하는 영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양복집을 연 창수가 영자와 닮은 여자를 찾아가고, 거기서 절름발이 남자와 함께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영자를 만나고 이별을 하는 나름 해피앤딩적인 장면으로 바뀝니다.


원작의 너무나도 암울한 기운에 비해서는 뭐. 행복한결말이 낫지 않은가 싶을지 몰라도 너무 신파적이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도 있는 작품이였습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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