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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03 건축학개론 - 시간과, 공간과...아련함





건축학개론, 이야기만 보면 참 심심한 영화입니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과 아픔, 그리고 재회. 재회하니 그와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기억들은 여전한데. 

상대는 왠지 변해있고, 상대가 나를 여전히 사랑하는지. 혹은 나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는지. 혹은 그랬던 감정이 있는지. 

그런 옛감정을, 지금 감정을 생각하면서 느끼는 여러 변화...는 뻔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뭔가...아련합니다.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갈 때 뭔가 ‘아...’하고 오랫동안 남는 뭔지모를...아련함.이 느껴집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힘이 된것은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일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신분들이 많이 말씀해주셨듯이 '기억의 습작'은 이 영화의 느낌과 잘 어우러집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려고 하는건 그게 아닙니다. '기억의 습작' 이 말해주는 '감정'과 '추억'이죠.

두 남녀가 처음 들었던 ‘기억의 습작’ 거기엔 그녀를 생각하는 '감정' 이 담겨있죠.

상대와 함께 이어폰을 나눠 cd의 음악을 같이 듣는. 그 시간.

또한 거기엔 '추억'도 담겨 있습니다.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줘서 건냈지만. 결국 아픔만을 남기고 떠난 CD

그 아픔과 이별을 남겨둔 ‘기억의 습작’ 은 먼 훗날 간직하고 있던 기억의 확인인 '추억'으로 돌아옵니다.



이 영화덕에 전람회의 인기가 재확인될듯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검정과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건 '기억'의 힘입니다.  

서연의 앉는 자리에 A4를 깔아주는거나. 1이 4개 11월 11일의 생일을 기억하는 남자. 

그리고 승민이 지었다가 뭉개버린 집의 모형, 옛날 첫...키스의 추억까지도 말이죠.

하지만. 그런 '기억'들은 현실에 부딪힙니다.

과거의 꿈을 잊고 살다가 이혼하게 된 서연, 그리고 그녀를 이...ㅈ고..동료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승민.

그런 '기억'들과 '현실'들은 지금 상황이 '매운탕' 같게 만들어놓았습니다.

이런 감정들은  점점 우러나서 '애뜻함'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죠.


그리고 이 외에 그들의 힘을 실어주는 것은 과거의 그들이 함께했던 공간의 힘과 현재의 그들이 돌아다니는 공간의 힘도 크겠죠.

과거의 그들이 함께했던 공간인 정릉이나 학교캠퍼스, 버스에서의 기억, 둘 만이 있던 빈집등 과거의 이미지가 남아있는 것들은 모두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줍니다. 그 대신 선배의 ‘최신식 컴퓨터와 인테리어가 있는 집’ 과 그녀의 ‘마치 요즘의 집같은 깔끔한 반지하’ 는 (연애에 대한 실패 때문에 왠지모를 불안감을 준다고 하자. 혹은 실패의 아픔을 겪게 해준다고 하거나...말이죠)



영화 안보신 분들을 위해 말하자면 이 빈집이랑 새집을 보고' 아...'하는 순간이 많이 나올겁니다.  


주인이 없는 빈집은 그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아주고 있었죠.


 

현재 그들이 만나면서 다니는 공간또한 마찬가집니다.

작업실이나 카페는 제외하고, 그녀가 그를 위해 넥타이를 사주었다가 멋진 바에서 듣게되는 소식은 

그녀에게 씁쓸한 기억이 되게하죠. 제주공항에서는 씁쓸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요.

병에 걸려 누워있는 아버지는 그녀를 슬프게하고 말이죠. 남자가 자기 애인과 함께 차를 타며 하는 이야기도 왠지 무미건조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들이 제주도로 가게도면서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제주도에 옛날집을 이야기하면서 추억에 잠기고 동네 피아노학원과 학교를 가면서 

그는 여전히 그녀에게 잊지못한 자신의 기억을 말하게 됩니다.

술 항구 식당에서는 식당이라기보다는 술집에서는 자신의 감정이 솔직해지고, 

마지막. 그녀의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만든 마지막 날엔...





이런 영화속 시간과 공간간의 엮임을 잘 맞춰주는 건 배우의 연기이죠.

과거의 두 사람과 현재의 두 사람이 연기의 차이가 보여서 좀 그렇긴 하지만 

(실력이 떨어진다는게 아니라 성격이 너무 틀어졌다. 라는 거죠. 첫사랑의 충격이 이런건가! 싶을정도로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안이럴 것도 없겠다싶은지라 만족합니다.

엄태웅이 과거에비해 뻔뻔해진건 사랑에 대한 아픔이 쌓여서이고

한가인이 그렇게 치근덕대거나 당당해지는데는 뭐...그러런 사정이 있었던 거겠죠.


그리고 또 하나. 그런 과거의 시간과 공간에 잘 엮일 수 있었던건 다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떄문이죠.

무스, 파란 PC통신, 하이텔 전자학원, 버스광고, 칵테일 사랑과 같은 추억의 음악, 'GEUSS'티... 우리 모두들이 알고있는 과거의 기억이나 추억들에 검은 봉다리 가득한 냉장고와 화딱지 나서 걷어차고 나갔던 휘어진 문짝의 흔적, 벽에다가 눈금을 그려 키가 얼마나 컸는가 적어놓았던 흔적,옛날 사진들을 모아두었던 엘범, 심지어 고리타분한 연애상담까지...승민과 서연이 가지고 있던 과거의 기억까지 엮여 그와 그녀의 과거를 마치 내가 겪은것 같은 과거처럼 느끼게 해주죠


한국 멜로영화의 새로운 획을 그을. 혹은 90세대들의 추억을 돋게해줄 새로운 영화의 탄생에 박수를 보냅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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