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솔직히 말해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열차를 타라'의 원 스토리인줄 알고 봤습니다.

하지만... 이름만 딴거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내가 이 영화를 다 봤다는게 대견할 정도의 영화입니다만.

일단 이 영화의 장점이나 미덕같은것들을 먼저 말하고 따지겠습니다.


우선 오프닝에서 시계가 클로즈업되서 움직이는 컷, 어떤 건물속 시계, 박노식이 섹소폰을 불면서 시계를 보는 컷 등이 교차되다가 폭탄이 터지는 장면. 이 장면의 센스덕에 전 이 영화에 큰 기대를 걸었죠.


또 케릭터인 장님검객이나. 뱀을 부릴줄 알고, 입에서 독침을 쏠 줄 아는 여성케릭터등의 설정도 좋았습니다. 특히 장님검객이 화살(이라기보단 작살)에 끈을 묶어 상대에게 던지고 다시 끈을 당겨 수거하는 장면,

그리고 귀로 적이 오는 소리를 듣고 손으로 호두나 쇠구슬을 날리는 장면같은건 멋집니다.


하지만...그거 외엔... 그래요. 좀 많이.


만주라고 해놓고선 시골 농촌의 뒷마당같은 마당라거나, 뱀 문신이 어설프다던가, 일본인 집이 일반 주택가같은 느낌이라던가. 뭐. 이런식의 고증은 집어던지고, 기본적인 이야기에 자꾸 쓸데없는게 붙는게 보이더군요. 

주인공인 박노식만하더라도 맹인이 된 자신이 무시당하지 않고자 검술과 오감을 익혔다고 하는데. 정작 복수하는데는 그 검술을 써먹지 않습니다. 또 이후 화살을 잡는 기술이나 맹인이 전혀 할 필요없어 보이는 운전하는 기술을 배우는데 애를 쓰고, 거기다 배웠다는 말도 안한 호두나 쇠구슬 날리는 기술까지 선보입니다. 창고안에서 침을 쏘고 뱀과 한마음이 되는 기술을 익힌 안보영도 그 기술은 한번만 씁니다.

말 그대로 개연성대신 볼거리를 위해 만들어진 장면들이 죽 나열될 뿐입니다. 그리고 제목과 영화도 그리 큰 관련이 없습니다. 딱 눈에 띄는 제목이다. 그 외에 연관성이 없죠.


또 그런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우연과 기적, 심지어는 신파적인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주인공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를 할때나 일본인 원수들을 만날때마다 '어린시절 아버지를 잃고 복수심에 불타....'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자기 사연을 자꾸 말해댑니다. 독자들은 이미 그걸 안다고요! 그만 말해!

나중에는 일본인 원수가 '그만...그만말해!'라고 절규하는 장면이 마치 저를 보는것 같다고 느껴지더라니깐요


마지막으로...필수불가결한 경지가 되어버린 뻔한 산파적 앤딩이 있습니다.

결말은 말 안하겠습니다만 그 앞의 스토리를 말할께요.

그 두사람의 복수는 다했습니다.그러나 박노식은 자신의 눈이 멀어 병신이라고 안타까워 합니다.

그런 그를 안보영은 안타까워하며 지켜봅니다.

그런데 어느날 박노식은 각막을 기증받을 사람을 찾고 수술을 통해 눈이 낫습니다. 

세상의 빛을 보게 된 박노식. 그리고 그의 앞에...


...뻔한 신파라는 힌트 드렸고 앞에 저런 이야기가 나왔다면. 뒤의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추리 가능하실겁니다.그리고 영화는 딱 그만큼을 보여줍니다.


이런 스토리속에서 어떻게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만은. 그래도 다들 그 틀안에서 열심히 했습니다. 그게 그나마 위안이랄까요...


참... 지옥행 특급열차를 탄 기분이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