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스 엔더슨의 영화는 화려한 파스텔 톤 색감, 시선을 잡아끄는 구도로 인상적인 화면을 많이 만들어낸다.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은 영화 속에서의 세계와 논리를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을 주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런 감독의 영화 속 이미지는 ‘웨스 엔더슨 스타일’을 만들어 냈는데 <우연히, 웨스 앤더슨>은 웨스 엔더슨의 영화에 나올 만한 세계 곳곳의 사진을 한곳에 모아 찍어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많은 사진은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곳을 들려 찍은 사진들이다.
그렇다 보니 한 작가의 시선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알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은 어느 해안가의 등대부터, 파스텔 톤의 호텔, 노란색 극장, 지하철 부스를 거쳐 남극의 팽귄 서점까지 많은 곳을 넘나들었다. 각각의 장소를 오간 사진은 작가 개개인의 스타일, 화질, 구도를 넘어 웨스 엔더슨의 작품에서 우연히 본 듯한 느낌을 겪게 해준다.
거기에 책은 각각의 사진이 어느 장소에 찍혔는지,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잘 전달해준다. 주 선실에서 퍼즐을 맞추는 게 항해의 전통이 된 스테이트 페리나, 방문객들에게만 인증되는 펭귄 모양의 기념 여권 스탬프를 주는 남극의 펭귄 우체국이나, 2일 넘게 자지도 않고 대관람차에 앉아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놀이공원, 워낙에 많은 미디어에 노출이 되어 실제 이용객들보다 셀카를 찍기 위해 방문한 관광객이 많다는 공공주택단지 등 사진 속 장소의 이야기들은 사진을 더욱 더 신비롭게 만들어준다.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것 같고 일상이 무기력해지면서 아무렇지 않은 삶을 사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우연히 웨스 엔더슨> 같은 책을 읽고 주변을 새롭게 보는 특별한 눈을 길러보자. 그런 눈을 기른다고 일상이 갑자기 특별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과 같은 영화 속 세트 같은 화려한 곳이 아니라, 평소와는 다른 일상 속 장소를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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