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오늘. 무슨일이 있었나 봅시다.' 뭐 이런 흔한책 아니냐고요? 맞아요. 그런 흔한 설정의 책은 맞는데... 그렇게 흔한 책들과는 다릅니다. 주의하세요.
이 책은 이 책을 지으신 산하라는 저자분의 블로그에 매일 연재된(그리고 지금도 연재되고 있는) 산하의 오역 이라는 글들을 추린 책입니다. 네. 더 쉽게 말해서 블로그에 적은 글 모아둔 흔한 제작방식의 책입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는데. 흔한 설정에 흔한 제작방식이라고 해서 다 흔한게 아닙니다.
그건 바로 이분의 필력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죠.
이분의 필력. 무섭습니다.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듯 하다가도 쩡쩡한 냉수 한사발을 얼굴에 쫙 뿌려 정신차리게 해주는가하면, 경기를 말하는거 뿐인데 보는사람이 다 긴장되고 땀이 날 정도로 이야기를 잘 굴린다던가, 예전에 있었던 억울한 일에 나도 모르게 답답하고 어지러움을 느끼게 하질 않나. 자기가 겪었던 오늘을 이야기하는것도 어찌나 집중력 있던지.
이게 다 틈틈히 도서관을 다니면서 자료나 책을 읽고 틈틈히 검색해가면서 글을 쓰신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분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지금은 그렇지 않은가' 하고 우리들에게 반문하는 형식의 마무리가 많다는 겁니다.
이렇게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고양된 감정을 허투루 끝내지 말고 다시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으로 쓰라는 것 같아서 배울점도 많고.책 뒤에 교사들의 추천평도 실려있습니다.
단지 1년 365일 모두 산하의 오역을 적으셨고 그게 햇수로 1년은 훨씬 넘을터인데 군데군데 비어있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빠진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대한민국 단일 탁구팀의 열정은? 3국이 모셨던 영웅은요? 아...하고 봤던 덕혜옹주 이야기는요? 윤심덕의 사의 찬미는요? 반올림해서 700페이지의 이야기가 실려있건만, 적지 못해, 듣지 못해 아쉬운 글 무더기들은 어쩔 수 없습니다.
어서 관심있으신 분들은 저자의 블로그를 들어가십시요. http://nasanha.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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