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한 던전/관람

<MMCA 해외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 소장 작품을 보여주는 방법.

NPC_Quest 2026. 2. 4. 21:0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MMCA 해외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를 보고 왔습니다. 

이 전시는 이전에 소개드린 <신상호: 무한변주>(https://contentadman.tistory.com/833) 와 같은 층 반대편에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전시의 주제는 말 그대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해외 명작 40여전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미술관에서 자신들이 소장한 제품들을 소개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올해 소장 진행된 작품을 들여오거나, 특정한 주제, 장르, 시대를 설정해 진행하는데요. 이번 전시의 주제는 "관계성"입니다. 

 

전시의 제목으로 사용한 ‘수련과 샹들리에’라는 상호 이질적인 단어는 19세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빛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과 동시대 활발히 활동하는 세계적인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 검은 샹들리에(2017-2021)의 제목을 조합한 것이다. 자연을 의미하는 ‘수련’과 인공적 사물 ‘샹들리에’ 사이에 ‘-과(와)’라는 접속조사를 사용하여 시대와 경계를 넘어 또 다른 연결의 가능성을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두 작품이 제작된 100년이라는 시간 사이에 놓인 다양한 해외 미술의 장면들에 귀 기울이고 그 관계성을 상상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호기심 가득한 새로운 경험의 시간에 닿을 것이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소개글 

 

라고 하지만, 제대로 된 기획이나 준비가 없이는 단순히 무책임한 전시기획으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냥 미술관 소장작품들 분류하기 귀찮아서 그런거 아니냐" 하고 말이죠.

하지만. 이 전시는 관객들이 전시의 주제인 "관계성"을 느끼게 하기 위해 잘 짜여져 있습니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팸플릿

 

 

이 "관계성" 에 대한 생각은 팸플릿에서부터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알 수 있는것은, 입구 이외에는 별도의 동선이 안내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전시의 경우 관람의 순서를 안내하는 동선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거나, 제1장, 제2장 과 같이 전시의 챕터를 설정해 특정 순서대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유도합니다. 하다 못해 예술제의 경우에도 부스 설정을 통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관람동선이 설정되게 됩니다. 이에 따라 관객들은 전시기획자의 관람동선에 따라 움직이게 되죠.

 

하지만. 이번 전시는 입구 이외엔 이렇다 할 방향이 없습니다. 관객들이 본인들이 편한대로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하도록 전시공간만을 마련했죠. 관객들의 감상은 특별 동선이 없이 더욱 자유로워지고, 개개인의 관계성을 상상하기 쉬워집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의도한 "관계성" 설정에 도움이 되는 일이죠. (굳이 미술관이 의도한 것을 더 찾자면 작품의 번호정도가 있겠네요.)

 

거기에 전시품들의 비치방식도 "관계성"설정을 돕습니다. 전체적인 전시공간은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작품들도 어느정도 균등한 위치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원 중심의 휴게공간은 다양한 전시품들이 삼각형 형태로 둘러싸듯이 전시되어 있고, 각각의 모서리엔 조각이나 전시품을 비치하였습니다.

 

 

바깥원의 전시작품도 한 작품만 감상하도록 벽에 비치하기 보다는, 작품의 설명을  른 쪽으로 넘기게 하면서 작품을 다른 쪽에서 보도록 시선을 유도하거나, 다른 각도에서 보도록 유도한 작품들이 많이 비치되었습니다. 

 

 

 

또한 전시장소 내의 직원분들께서도 작품설명의 위치나 이름 등 간단한 정보에 대해 친절히 안내해주시며 관람객들의 자유감상을 도와주셨습니다. 

 

이처럼 잘 짜여진 작품 비치덕에 관객들은 전시장의 다양한 작품들을 자유롭게 보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작품감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소장품 소개는 작품의 수량, 명성, 분야에 기대기보다 작품 자체를 즐기게 해줍니다. 그 덕에 알고 있던 작가의 작품과 다른 작품들간의 연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국립현대미술관의 다른 작품도 함께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추가 정보

1. 전시공간은 원형과 삼각형의 전시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심에 휴게공간이 별도로 있음.

2. 전시품 자체의 연계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바깥의<다다익선> 도 함께 보시는 걸 추천드림

(<다다익선> 가동시간 14:00~16:00, 단 상태에 따라 시간 변경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