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맨 처음 이 책을 본게 아마 고등학교때였을 겁니다.
뭐. 재미난거 없나...하고 도서관을 헤매다가 본 이 책이였죠.
평양에 갔다 온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많이 접할 수 있었지만. 제 3자의 시선으로 본 책은 거의 없었습니다.
탈북자, 북한 전문가, 친북인사, 미국 인사, 군인, 하다못해 봉사단체라고 해도 어느정도 북한과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그런 글을 적죠.
뭐...이 작가도 애니메이션 하청과 관련해서 북한을 들렸으니 관계가 없다고도 할 순 없겠죠.
하지만 위에 예를 든 사람들보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관련이 되있는 사람이 아닌, 보다 평범한 외국인의 눈으로 평양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만화잖아요!
평양이야기를 그린 외국 만화가라! 이런건 봐줘야지. 하고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볼만하더군요.
작가는 북한에 입국할때 1984년을 가져가는 정도의 센스를 가진 사람입니다.
다소 딱딱하고 위험해 보이는 사회속에서도 자신만의 관찰력이나 유머를 발휘해냅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사진에 서로의 배지가 잇다는 것을 발견하는 관찰력이나.
바람에 날아가는 애니메이션 원고를 보고 '아. 안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원고인걸 보고' 휴. 다행이다.'하는등의 재치가 있죠.
그의 시선중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 안하는 부분들을 몇개 들자면.
북한가이드가 '남한은 북한과 통일하고 싶은데 미국이 이 둘을 가로막고 있다.' 라고 말하는데 반박으로
'남한의 젊은이들은 경제력이 떨어지는 북한과 통일할 생각이 없고 다른 나라 보듯이 한다' 라는 생각을 하는 장면이 있죠.
뭐... 이부분은 우리가 학교교육을 통해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 라는 둥 뭐라는 둥 하는 말보다 현실적이고 주변의 젊은 사람들도 이 생각을 하고 있지만 말을 안꺼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이부분은 강력추천하고 싶다 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북한 어린이들의 훈련된 연주 모습입니다.
입에 가득히 미소만을 띄고 기계처럼 악기를 움직여대는 북한 어린이들과, 그런 북한어린이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보는 북한 어른들... 이거 북한만 이런건 아니지 않나...싶더군요.
그는 북한 가이드가 '기분전환'삼아 이런저런 북한유적지를 끌고가거나, 북한에 있는 각국의 외국인들과 대화하면서 북한이란 국가에 대해 점점 자신의 생각을 다듬습니다.우리도 그런 과정에서 생각을 가다듬죠. 종이비행기를 창문밖으로 날리는 앤딩도 왠지 의미심장해지게까지 느껴집니다.
이런식으로 이 책은 북한과 북한사회를 치밀하게 다가가서 접근하는 것도 아니고, 단편적인 이야기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자기 경험담을 주절주절 풀어내듯이 편안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흡인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북한 관련 이야기를 원하는 분은 한번 보심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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