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무자비한밤의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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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로버트 A. 하인라인 (황금가지,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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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로버트 하인라인이 3대 SF작가라는건 알고있었지만 접하지를 않았습니다.
(혹자는 저 3분이 사실 외계인이고 지구에 잠시 놀러와서 글을 끄적이다 간것이라는 공공연한 비밀을 괜히 이야기하고 다니는데,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니면 외계인이 뇌수술하고 간다더군요.)

아서 C.클라크는 스페이스 오딧세이시리즈를 시작으로 여러 단편들을 통해 접했었고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시리즈와 SF가 아닌데 어디선가 튀어나온 책들 (흑거미 클럽이나 신화속으로 떠나는 언어여행같이...)을 통해 경악할 정도의 지식을 접해봤지만 말입니다.
(뭐? 쥘 베른이랑 H.G웰스는 왜 안적냐고? 쥘 베른씨는 차원이동해서 SF라는 장르를 우리 차원에 등장시켜주신 이세계인이고
H.G웰스는 SF라는 장르를 굳건이 해주신 초능력자니까 그렇지.)

일단 극히 개인적이고 왜곡된듯한 의견으로 저분들을 감히 설명했을때
아서 C 클라크는 실제로 과학논문을 가지고 이야기를 쓴게 아닌가...싶을 정도로 장대하고 멋들어진 과학적 지식으로 보는이들 흠뻑 취하게 만들어주시고 (저같이 희박한 지식의 독자로서는 도저히 하얀사슴주점에서 하는 말에 오류를 찾기가 힘들단 말입니다...자세히 보면 거짓말이라고 하지만...거기가 어디야....)
또 아이작 아시모프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쏟아내시는 이야기꾼이고 (듀이십진법기준으로 10가지 장서분야중 9개만 정복하신것도 나머지 하나를 적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인류를 위해 그냥 한분야정돈 자비롭게 비워주신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럼 하인리히는 뭐냐?라고하신다면...

그...글쎄. 내가 한권 딱 보고 그 작가의 특성을 넘겨짚는 능력을 가지질 못해서(혹은 그정도의 대담성을 받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차원이동이 가능해.

무슨 헛소리냐고? 그런거 있잖아.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한두시간 금방 가잖아.
그건 동화책읽고있는 4살짜리 꼬맹이들도 알고 있잖아.
보통 잘만든 작품을 보면은 그런거 느끼잖아. 술술 넘어가는 책장이라던가 끊임없이 몰아치는 몰입도라던가...뭐 그런거 있잖아.

그런데. 이 양반은...날 차원이동 시켰어.
내가 도서관에 책 반납하고 서가에 뭐 재미난거 있나. 하고 책을 펼쳐봤거든.
근데 책을 덮으니까 내 방 의자에 옷도 안갈아입고 앉아있었다니까. 근 500페이지가 되는 책을 한번 잡고 쭉 봤다니깐?
다들 알지 모르겠지만. 나 그렇게 집중력 높은 인간 아냐.
그정도 되는 책이면 한 150~200페이지 보고 딴 일 약간 하다가 한 100페이지보고 또 딴짓하다가 '아. 보던거있었지'하고 그렇게 한권을 뗐거든.그런데 저런게 일어났다는건 대단한거야.
뭐? 그럼 그 책을 술렁술렁 넘어간다던가. 책에 대한 내용이 기억안난다고? 천만해! 기억난다고!
그럼 어떤내용이였냐 하면은... 잠깐만. 내 기억이 맞나 책펴서 확인해볼께.



제길! 저거 일요일 11시에 적은 글이거든. 그런데 또 오후가 되었어!
무서운 양반! 근 500페이지짜리 책을 2번이나 읽게하다니! 또 읽었는데 차원이동을 하다니! 
내용 말 안해!무서워서 반납하고왔어.
HAL이래 SF소설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매력적인 컴퓨터 마이크(로봇,사이보그,안드로이드,플루토의 프랭클린박사등은 제외.)
한손이 의수로 된 기술자 마누엘, 화장기술 뛰어난(?) '똑똑한 친구'인 혁명가 와이오밍. 달에서 인정받는 지식인이자  데 라 파즈 교수. 이들이 모여 달을 독립시킨다! 
아니 뭐 이런 이야기에 달세계 풍경이나 내부 풍경, 문화묘사들이나. 여러 장애요소들을 극복하는 모습이나 이런거...
...사실 많잖아.

그런데....재밌어.

 1장만 넘기면 그뒤로는 술렁술렁 넘어가는데 머리속에는 케릭터모습이니 달의 미래모습이라니 그런게 쫙 머리속에 박혀.
무슨 마약같은거 먹은기분이야. 이야기란 뼈대를 만들고 거기에다가 집중력강화라는 약을 바르고 재미를 끼얹고 작품성이란 열에 가열한 정제마약같은 기분이야! 무서워! 다른 책은 어디있는거야! 찾아봐야겠어!

...그래 이제 알겠다.
3대 SF작가들은 다 무서운 외계인들이야.
한명은 어려운 과학지식을 끼얹지만 결코 손에 놓을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 과학지옥.
한명은 다양한 집필세계와 그 하나하나가 멋진 퀄리티를 자랑해 놓치기 아쉬운 책을 엄청나게 쏟아낸 폭서지옥
한명은 각각의 이야기요소를 멋들어지게 조합시켜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차원이동을 시켜버리는 연금지옥

이 외계인들이 여기에 온 목적으...

@ @ @ @ @
괜찮습니다. 진정당했습니다.
이 블로그 주인장이 책 한권을 두번이나 봤는데 두번 다 재밌게 봤다는 점과
3대작가들중 마지막 한명의 정체를. 아차. 책을 알게 되었다는것 때문에 약간 흥분했던가봅니다.
진정하게 만들었으니까. 안심하세요.
Posted by contentadmin :

읽지않은 책에 대해서 말하는 법이라... 사실 나도 이거 자주 하고있는 편이다.
예전에 적은 독후감 쓰는 방법에서 내가 생각하고 가끔 써먹고 있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한번 옮겨본 적도 있으니 뭐...
그렇지만 이 작가는 읽지않은 책에 대한 구체적인 예와 읽지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그때 대처해야할 요령까지 자세히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 이책은 독후감 쓰기 귀찮아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인가요?ㅈㄴ좋잖아!'할 건 아니다.(틀린말은 아니지만...)
오히려 '진정한 독서는 무엇이고.책에대해 이야기 하는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책이다.

책에서는 그런 일을 피할수 없는 일이라고 말해주고 있고. 그런 상황이 있을법한 경우, 그리고 그 경우에서 행할 수 있는 대처방안등을 이야기 해줬다.
독서에 대해 아주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고, 또다른 독서의 방향을 제시해준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일단 1장인 비독서의 방식들부터 이야기해보겠다.
여기서 일컫는 비독서의 방식은
책을 전혀 읽지 않은경우,대충훓어보는 경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동냥한 경우, 책의 내용을 까먹은 경우
이 네가지경우이다.

우선 책을 전혀 읽지 않은 경우는 한계성과 총체적 시각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가 예를 든 인물은 '우리가 책을 아무리 열심히 보더라도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다 본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읽어야 할 책들'을 선별하는 과정이나 어떤 책을 읽게 되었을때는
좋든 싫든 그 책에 대해 영향을 받게 되고, 그렇게 되면 모든 책들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를 내릴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독서를 자재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 다음 책을 대충 훓어보는 경우는 앞에서 이야기 했던 총체적인 시각을 도서에 적용하고,
그를 통해 책의 본성과 힘을 존중하고 내부의 정보에 길을 잃게 될것을 피하면서 책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뭐. 이 이야기의 예로 든 인물은 그리 적절해 보이지는 않지만 의견자체는 참신하고 도움이 되는것 같다.
작품에 휩싸이지 않는 독서를 통해 작품의 구조를 파악하고 작품을 산책하는 것처럼 자유로운 독서를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시각은 앞서 이야기 한 한가지 책에 휩싸이지 않고 모든 책들을 자유롭게 살펴보며 책들간의 연관관계를 둘러보며 폭넓은 구성을 알수있게 해준다.

그 다음으로 나온 '다른 사람들의 책 이야기를 귀동냥한 경우'에선
책을 잃지 않은 수사와 한참 오래전에 그 책을 읽은 맹인수사의 대화를 예로 들었다.
맹인수사는  그 책이 앞에서 나왔던 총체적인 시각속에 포함될 경우에 도서관의 기반을 흔들며 종교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읽지 않은 수사는 자신이 예전에 읽었던 책에대한 정보들과 그 사건에 대해 조사하다가 죽은 수사가 남긴 기록을 통해 어떠한 책의 이미지를 떠올렸고, 그 책을 맹인수사에게 건내받았지만 읽지 않고(치명적인 함정이 있다는걸 알기에.) 그 책에 대해 맹인수사와 대화를 나눈다.
맹인수사와 책을 읽지 않은 수사가 그 책(혹은 자신들이 이미지를 만들어 둔 책)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가 가능했다.
이는 굳이 책을 읽지 않고도 책을 평가한 다른 사라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그 책의 이미지나 관념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읽기는 했으나 그 책의 내용을 까먹은 경우이다.
이런 경우엔 확실히 책을 읽은것은 많지만. 기억을 못하는 경우이인데...이건 남 이야기가 아냐...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도 그 책의 내용을 영원히 기억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경우 우리에게 남아있는거라곤 책에 대해 자기가 느꼈던 단편적인 기억과
잘못 짜여져있는(혹은 허술하게 짜여져 있는)책의 내용들 정도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책에 대해서 기억을 하지 못하거나 단편적인 부분만 떠올리게 된다면 우리는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책은 '읽지 않은 책'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이와같이 저자는 우리가 읽지 않은 책은 많다. 심지어 읽은 책조차도 '읽지 않은 책'정도의 정보만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라고 정의내린다.

그리고 2장에선 우리가 읽지 못한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하는 상황을 예로 들었는데.
이 부분은 사람들과 이야기할때, 그 책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앞에, 그 책을 직접 쓴 작가앞에서,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할때등
딱히 예를 들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목차를 적는것 만으로 넘어가겠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요령은... 직접 책을 읽으셔!
(목차를 떼서 적을시엔 읽으신 분들이 잘못 생각을 할 수도 있게 되기에 자세한 정보는 적지 않겠다.
결코 귀찮아서만은 아니다. 켁켁켁켁.)
Posted by contentadmin :
밤의 문화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로저 에커치 (돌베개,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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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는 낮에 이루어 졌다.하지만 나머지 반인 밤이 역사로 기록된 부분은 드물다.
기껏해야 전쟁중의 야습이나 밤을 밝힌 발명품등 '낮을 바꾸기 위한 밤의 역사'라던가
도둑들이 집에 쳐들어 왔다던가하는 밤중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요정,악마,마법사들에 대한 민담이나 신화등 '알수 없는 시간인 밤에대한 이야기' 정도밖이였다.

하지만...그것 뿐인가?

옛날 사람들은 밤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밤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한 수많은 주술적,동화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한 사람은?
밤과 관련된 수많은 민담,신화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밤샘작업의 기록은 역사로 기록될 수 없을까? 도둑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고 도둑들을 막고자 한 사람들의 노력은? 밤과 관련된 여러가지 풍속이나 행동양식은 없었을까?
이런 수많은 질문에 대한 작가의 견해, 기록, 자료등이 적절하게 나열되어 있다.

(뭐. 대충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낮은 신의 힘이 미치는 공간이였고 사람에게 활기를 채워주는 지간이였다.
여행자는 아무리 처음 가보는 곳이더라도 대중이라는 보이지 않는 보호막과 익명성을 보장해주지 않는 빛덕에 안전했다.
일을 하기에도 적합했고, 사람들과 교류를 하기에도 적합했다.
하지만 밤이되면 모든것이 달라졌다. 밤 특유의 습기와 달빛은 사람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믿었다.
그리고 정비안되고 분뇨등으로 더러워진 도로, 한잔 걸쳐서 얼떨떨해진 온몸, 제한된 시각과 상대적으로 발달되는 후각과 청각으로 인해 일어나는 수많은 사고들은 사람들에게는 어둠이나 밤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래서 통금시간이란게 생기고 성문을 잠궜다.

강도들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악마의 탈을 쓰거나 주술을 했고, 강도를 막기위해 야경꾼이 돌았지만. 오히려 야경꾼들이 사람들의 돈을 뜯어가는 등의 일도 빈번했다고 한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집집마다 무기를 비치했고 개를 키우기도 했다. 자경단이라고 해서 마을단위로 돌아가면서 다른 이들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런 환경에서 왕이나 권력자들은 빛을 신의 권능을 이어받은 증거로 썼다.
국가적인 경사가 있을때면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았고, 궁궐이나 귀족들의 집은 밤새도록 밝았다.
하지만 그 빛이 점차적으로 사람들에게 넘어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술자리는 점점 길어졌고. 여러가지 유흥거리들이 일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했다
주술사, 동성애자등 빛속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자기주장이 있기도 했고
밀수, 금광캐기, 배짜기등의 일들을 하며 자신의 소득을 늘리기도 했고.
독서나 글쓰기등의 문화예술활동을 하며 자신을 가꾸기도 했다.
그들만의 새로운 밤문화가 생겼다 ('손만잡고 잘께'의 시초인 번들링도 이때쯤 생겼다)

 뭐. 이정도? 그 뒤의 가스등의 출현과 램프부수기에 대한 이야기들은 찾아보시길 바란다.

꽤 두꺼운 책이지만. 저자의 입담. 학술적인 재미가 책에 몰입하기 쉽도록 도와준다.
(그래도 불안하신 분들은 알찬 주석과 찾아보기가 100페이지 정도 깎아주니 걱정마라.)

서양사에 관심있으신 분이나 밤과 관련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싶거나 접해보고 싶은분들에게 추천한다
Posted by contenta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