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렌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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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존 가드너 (웅진씽크빅,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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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 다시보기'라는 것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힌것 같습니다.
기존의 유명한 스토리,혹은 어디서 많이 봄직한 스토리라인을 어떻게 꼬아내서 새로운 재미를 주는 그런 작품방법 말이죠.

기사물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 돈키호테가 있겠고요, 아더왕 이야기에서 마법을 쏙 뺀채로 이야기하는...(아앍!이름이 기억이 안나군요. 죄송합니다.) 것도 있죠. 약간 애니/오락쪽으로 나가보자면, 마왕의 아들이 주인공인 '디스가이아'시리즈나, 슈퍼히어로물에서 자주 나오는 '악의 제국'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컬트 애니메이션 '매의 발톱단', 빌란이 정의로운 행동을 한다면?이란 가설을 보여준 '저스티스'등도있죠.

하지만 이 기술은 양면의 칼과 같습니다.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글감이나 제료등은 풍부합니다. (관련자료도 넘처나고 말이죠.) 하지만 그 '잘 알려진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 영향력을 벗어나는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그렌델이란 책은 그 역활을 충실히 해준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베어울프'에게 '과다출혈오마이숄더'로 죽은 '어떠한 무기로도 상처를 입힐 수 없는 괴물' 그렌델의 일대기를 보여줍니다.

그렌델은 '인간의 삶에 속하고 싶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동물이되 동물이 아니며,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경계에 있는 자'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그 '가장자리를 걷는 자'라는 자신의 상황때문에 인간이란 틀에 벗어나서 인간을 관찰하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역사','영웅심','전설','아름다움','이야기')를 관찰하거나 접하고, 용이나 세이퍼,운페르트, 웨알데오우,오크신부등을 통해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베어울프를 만나고 자신의 역활을 충실히 수행하고 죽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볼 수 있는,그리고 곱씹어 볼 만한 개념들은 많지만. 일단 제게 가장 와닿은 부분은 '타자화'입니다.
그렌델은 '인간이 아닌' '타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하는 행동'은 반대로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규정지어주고 인외적인 공포를 구현합니다.그럼으로서 그렌델은 '야수같은 존재' 가 됩니다.
이는 세이퍼가 창조하는 이미지보다 더욱 직접적이고 현실적이죠(이야기속의 괴물보다는 실제로 눈 앞에 보이는 괴물이 더 효과있겠죠.)
여기서 세이퍼의 반대적인 인물로 '베어울프'가 있습니다.
베어울프 또한 '인간이 아닌' '타자'이지만 '영웅'입니다. 그가 '하는 행동'은 인간이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행동, 능력을 보여주고 만인의 존경을 받습니다. 고로 베어울프는 '초인'이 됩니다.

자신의 입장,상황등을 통해 '자신의 역활'을 부여받고 그 역활에 충실히 산다고 생각을 해보면 이는 '기계장치의 신'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 다른 부분으로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보고 믿음을 가지고, 그 믿음으로 인해 대상이 규정지어졌다는 것은 '아시아라이가의 주민들'에서 봤던 개념이군요.(믿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힘이 세진다, 같은 거죠. 혹시 이 개념의 근원을 아시는 분은 댓글 부낙드림다.)이것 외에도 '영웅심에 대한 분석'이나 '전설이나 이야기로 규정지어지는 이야기'등등 한번 곱씹고 보면 재미난 부분들이 엄청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베어울프의 서사시는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지크프리트는 지만지랑 동영상으로 얼쭈 내용을 아는데...)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이야기에 대해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를 누리기가 힘든데다가 중간중간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어쩌면 '원작의 영향력을 벗어났다'라는 제 말이 틀린 말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원작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도 이 이야기만이 가지고 있는 메세지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누리실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Posted by contentadmin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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